[인조이EPL] “맨유 남지만…” 애처가 반데사르의 고민

입력 2010-03-03 14: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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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골키퍼 에드윈 반 데 사르. 스포츠동아DB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골키퍼 에드윈 반 데 사르. 스포츠동아DB

2005년부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문을 지키고 있는 에드윈 반 데 사르(39)가 2월 27일(한국시간) 맨유와 1년 연장 계약서에 사인했다. 그는 일찌감치 연장 계약을 제안 받았지만 병상에 있는 아내와 적지 않은 나이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명실상부 특급 골키퍼


1980년 만 10세가 되던 해, 고향의 작은 클럽 포르호우트의 유스팀에서 축구를 시작한 반 데 사르는 1990년 다소 늦은 나이에 네덜란드 명문 아약스 암스테르담에 프로로 입문했다. 아약스에서 9년 간 활약하며 1991~1992유럽축구연맹(UEFA)컵과 1994~1995 UEFA 챔스리그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1995년 유럽 최우수 골키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그의 축구 인생에서 유일한 득점을 했던 것도 아약스에서였다. 1997~1998시즌 그라프샤프와의 경기 중 PK로 한 골을 기록해 팀의 8-1 승리에 일조했다. 1999년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로 팀을 옮긴 반 데 사르는 2시즌 동안 좋은 활약을 보여줬지만 부폰에 밀려 넘버1의 자리를 내줬다.

벤치 신세를 지고 싶지 않았던 그는 유벤투스의 역사상 첫 외국인 골키퍼였다는 기록을 남기고 2001년 잉글랜드의 풀럼과 4년 계약을 맺고 이적했다. 2005년 6월 맨유로 이적해 피터 슈마이헬 이후로 최고의 골키퍼라는 찬사를 들으며 현재까지 맨유의 주전 골키퍼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07년 5월 첼시와 끈질긴 선두 경쟁을 하던 도중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페널티 킥을 선방해 1-0 승리를 지켜냈고, 첼시가 다음 날 아스널에 패함으로써 맨유는 팀 역사상 9번째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06~2007시즌 맨유의 리그 우승에 일등 공신이 된 그는 PFA(The Professional Footballers’ Association) 올해의 팀에 선정 됐다. 석 달 후, 그는 첼시와의 FA 커뮤니티 쉴드 경기에서 3연속 승부차기를 막아내며 맨유가 16번째 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리게 했다.

그는 맨유에서 골키퍼로서 세울 수 있는 모든 기록을 갈아 치웠다. 2009년 1월 27일 11게임 1032분 무실점 기록을 세우며 체흐가 2004~05시즌에 세웠던 10게임 1025분의 기록을 경신했다. 나흘 후, 1979년 레딩 스티브 데스의 1103분 무실점 기록까지 경신하며 잉글랜드 리그의 역사를 다시 썼다.

2009년 2월 8일에는 1212분 무실점 기록으로 1971년 보비 클락이 세운 기록을 경신, 영연방리그 기록을 깼고, 이 무실점 기록을 1302분까지 늘려나갔다. 세계 기록인 1289분 마저 경신한 최고의 성과였다.

“무실점 기록을 달성해 자랑스럽지만, 이는 혼자 힘으로 성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센터 하프들이 그들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해냈고 라이트 백과 중앙 미드필더들이 상대 선수들을 쫓
고 공격수들이 상대편 수비수들을 무너뜨렸기 때문이다. 모든 선수들이 기록 달성에 한몫 했다”며 반 데 사르는 동료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골키퍼로서 화려한 경력을 쌓아온 그는 최근 맨유로부터 1년 계약 연장을 제안 받았다. 언제나 계약 연장을 흔쾌히 수락해 왔던 그였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다.

●결국 맨유를 선택한 반 데 사르


매년 12월에 그랬던 것처럼 맨유는 그에게 1년 계약 연장을 제시했다.

맨유는 “반데사르가 결정을 내릴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그러나 맨유는 그가 어떤 대답을 하든지에 관계없이 후계자는 계속 찾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반 데 사르의 후계자로 마누엘 노이어(샬케), 이고르 아킨페프(CSKA 모스코바), 레네 아들러(바이엘 레버쿠젠), 휴고 로리(올림피크 리옹) 등을 염두에 두고 접촉을 했다.

반 데 사르는 맨체스터이브닝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고민을 털어놓았다.

“(선수 생활을) 계속해야 하는 지에 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아내 때문이었다. 지난 크리스마스 연휴기간에 앤 마리 반 케스텔렌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것이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 앤은 네덜란드에서 치료를 받으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지만 반 데 사르는 “아픈 아내를 두고 미래 계획을 세우는 것이 어렵다”고 했다. 게다가 올 10월이면 그는 마흔이 된다. 적지 않은 나이 역시 계약 연장 결정에 고려해야 할 사항이었지만 결국 반 데 사르는 고민 끝에 정든 클럽에서 좀 더 머물기로 결심했다.

맨체스터(영국) | 전지혜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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