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1승 그 이상의 의미
장기 레이스를 치르다보면 1승이 그 이상의 위력을 발휘할 때가 있다.5일 전북 현대와의 ‘호남더비’에서 짜릿한 펠레스코어(3-2) 승리를 챙긴 전남 드래곤즈가 딱 이런 경우다.
전남은 이날 승리로 4연패 뒤 최근 2연승을 달렸다. 그것도 강호 수원 삼성과 ‘디펜딩 챔피언’ 전북을 홈에서 연이어 누르며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확실하게 마련했다. 전남 박항서 감독 역시 “올 시즌 들어 크게 문제되는 부분이 없는데도 말로 표현하기 힘든 뭔가가 늘 부족했다. 얼마 전에는 최하위까지 떨어져 선수들의 압박감이 심했는데 2연승을 통해 달라질 수 있었으면 한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무엇보다 반가운 건 팀 핵심 공격수 슈바(31)의 부활이다.
슈바는 시즌 초부터 오른쪽 무릎에 이상을 느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검사결과 큰 이상이 없는데도 불안해하는 걸 눈치 챈 박 감독은 흔쾌히 브라질 행을 허락했다. 슈바는 지난 달 중순 브라질에서 정밀검사를 받고 3주 동안 재활치료를 받은 뒤 돌아왔다.
그리고 이날 시즌 마수걸이 골을 포함 1골1도움의 맹활약을 보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90분을 소화할 수 있는 체력만 된다면 곧 예전의 폭발력을 곧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결승골을 터뜨린 정인환(24)의 감격도 남달랐다. 후반 14분 백승민의 오른쪽 크로스를 받아 멋진 점프 헤딩슛으로 그물을 갈랐다. 2008년 전북에서 이적해 온 뒤 첫 득점을 친정팀을 상대로 기록했다.
전남이 최근 수비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터라 주축 수비수 정인환이 이날 득점을 통해 상승세를 탄다면 그것 또한 좋은 일이다.
여기에 작년 전북과의 두 차례 ‘호남더비’에서 모두 패했던 설욕까지 확실히 했다. 이쯤 되면 ‘일거양득’이 아니라 ‘일거다득’이다.
광양|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