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헤이니 결별은 드라이버샷 탓”

입력 2010-05-12 13: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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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 스포츠동아 DB

소문으로만 나돌던 타이거 우즈와 행크 헤이니의 결별이 끝내 현실로 이어졌다. 2004년부터 함께 손을 맞춰온 지 6년 만이다.

PGA 투어는 11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헤이니가 우즈의 코치직을 사임했다”고 발표해 둘의 결별을 공식 확인시켰다. 우즈도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헤이니가 더는 코치직을 맡지 않기로 서로 합의했다. 지난 6년 동안 도와준 것이 너무 고맙다”고 글을 올렸다.

두 사람의 결별 소문은 2년 전부터 나돌았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6승, 8승, 7승씩을 기록해오던 우즈가 2008년 4승에 그치고 드라이버 샷 난조에 무릎까지 고장이 나면서 처음으로 결별설이 떠돌았다.

그때만 해도 우즈와 헤이니를 음해한 세력들의 헛소문으로 치유했다.

우즈는 프로 데뷔 이후 지금까지 딱 2명의 코치만 뒀다.

데뷔 이전인 1993년부터 2003년까지 부치 하먼(현재 필 미켈슨 코치)에게 교정을 받았고, 2004년부터 지금의 행크 헤이니와 연습을 시작했다.

우즈는 10년간 부치 하먼과 함께하면서 엄청난 업적을 이뤄냈다.

그러나 더 이상 진보가 없는 지점에까지 온 것을 알게 된 우즈가 함께 일한 하먼과 과감하게 결별했다. 우즈는 이때까지 백스윙 때 클럽페이스가 닫히는 버릇을 고치지 못했고 이를 바꾸기 위해 새로운 코치 헤이니를 찾아갔다. 헤이니와 호흡을 맞추면서 우즈는 더욱 강한 황제로 변했다.

6년간 투어 31승에 6차례 메이저 챔피언이 됐다. 2005년에는 6승을 따내며 1000만 달러가 넘는 상금을 거머쥐었고, 2007년과 2008년에는 8승과 7승을 올리면서 더 이상 적수를 찾을 수 없을 정도가 됐다.

그러나 2008년 4승으로 곤두박질치고 드라이버 샷은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 무릎 부상 등 잦은 부상까지 겹치면서 둘 사이에 적신호가 켜졌다.

가장 큰 원인은 드라이버 샷이다.

우즈는 데뷔 초만 해도 정확한 드라이버 샷이 장기였다. 멀리 치는 건 두말 할 나위 없었다. 데뷔 첫해인 1996년 평균 거리 302.8야드에 페어웨이 적중률은 69%를 기록했다. 1999년에는 평균거리가 293.1야드로 조금 짧아졌지만 페어웨이 적중률은 71.2%로 더 좋아졌다.

드라이버 샷 적중률이 떨어지기 시작한 건 2004년부터다. 2006년(60.71%)과 2009년(64.29%)을 제외하고는 모두 60% 아래로 낮았다. 이 정도 기록은 투어 전체에서도 하위권 수준이다.

헤이니의 탓은 아니지만 드라이버 샷에 문제가 생긴 것만은 사실이었다.

올해는 더 심각해졌다. 거리는 282.9야드로 줄었고, 페어웨이 적중률은 52.38%까지 추락했다.

멀리 치지도 못하면서 정확성까지 떨어졌으니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게 됐다.

드라이버 샷의 정확도가 떨어지면서 당연히 우승의 횟수도 줄어들게 됐다.

또 다른 문제도 생겼다. 엄청난 스피드와 파워를 요구하는 헤이니의 스윙 스타일, 일명 싱글 플레인 스윙이 우즈의 무릎을 손상시켰다. 싱글 플레인 스윙이란 백스윙과 다운스윙 때의 궤도가 하나의 궤도를 그리는 방식으로 임팩트 때 왼 무릎에 모든 체중을 실어 때리는 스윙 방식이다.

과거 벤 호건이 이 스윙으로 플레이 했다.

헤이니는 싱글 플레인 스윙의 완성자로 평가받는다. 우즈는 헤이니를 만나기 전까지는 아웃사이드로 백스윙한 후 다운스윙 때 인사이드로 내려오는 스윙을 했다. 일부에서는 우즈에게 이 스윙 방식은 맞지 않는다는 얘기도 나왔다. 그때가 2008년이다. 우즈는 US오픈 이후 무릎 수술을 받기 위해 6개월이나 필드를 떠났다. 많은 사람들은 이때부터 두 사람의 결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추측했다.

흔들리는 우즈가 다시 옛 영광을 누리기 위해선 변화가 필요하다.

그 첫 번째는 불륜 스캔들 이후 흐트러진 심리적인 안정이고, 두 번째는 엉망이 된 드라이버 샷을 잡는 일이다.

지난 9일 끝난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우승한 김대현(22·하이트)를 통해 한 가지 확인된 사실이 있다. 드라이버 샷을 멀리 똑바로 치는 선수에게는 당해낼 재간이 없다는 것이다. 김대현은 함께 플레이한 김경태, 김대섭 보다 보통 30야드 이상씩 더 멀리 쳤다. 물론 페어웨이를 벗어나지도 않았다.

당연히 우승은 김대현의 몫이었다.

양용은은 PGA 투어에 진출하자마자 그립을 바꿨다. 골프채를 잡는 방식을 바꾸는 데만 1년이 넘게 걸렸다. 우즈가 헤이니와 결별한 것은 이제 새로운 방식의 스윙을 만들겠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그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우즈는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코너에 몰려있다.

우즈의 선택이 옳은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타이거 우즈의 드라이버 샷 연도별 변화


연도 페어웨이 적중률 평균거리 순위

1996 69.0% 302.8야드 -
1997 68.6% 294.8야드 -
1998 67.9% 296.3야드 -
1999 71.3% 293.1야드 -
2000 71.2% 298.0야드 -
2001 65.5% 297.6야드 -
2002 67.5% 293.3야드 -
2003 62.71% 299.5야드 142위
2004 56.1% 301.9야드 182위
2005 54.6% 316.1야드 188위
2006 60.71% 306.4야드 139위
2007 59.83% 302.4야드 152위
2008 57.86% 294.3야드 169위
2009 64.29% 298.4야드 86위
2010 52.38% 282.9야드 171위


※2002년까지는 순위 집계 안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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