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나체 사진 수천장…전 남친 딥페이크 성범죄 발견 ‘최악’ (추적 60분)

‘추적 60분’이 우리 일상 깊숙이 파고든 AI 범죄 실태를 취재한다.

전문가들은 10초 안팎의 음성만 있다면, AI 기술을 통해 손쉽게 목소리를 복제할 수 있다고 말한다. 무심코 SNS에 올린 짧은 영상 속 목소리도 범죄에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존재하는 사람의 목소리뿐 아니라 얼굴도 복제할 수 있는 AI 딥페이크. 이러한 기술은 로맨스 스캠 범죄에 활용되기도 한다. 남상희 (가명) 씨는 지난 2024년 SNS를 통해 한 남성을 알게 되었다. 해당 남성은 지속적으로 채팅과 영상 통화를 걸어와 남 씨와 친분을 쌓았고 유명한 투자 전문가를 소개했다. 투자 전문가를 믿고 2억 원을 투자했지만, 두 달 뒤 출금이 막히며 모든 돈을 잃었다. 알고 보니 영상 통화와 강의 영상 속에서 마주한 얼굴은 모두 딥페이크 기술을 사용한 ‘가짜’ 얼굴이었다.

딥페이크 기술이 일상화되면서 딥페이크 성범죄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정주연(가명) 씨는 교제하던 전 연인의 휴대전화에서 수십 장의 나체의 여성 사진을 발견했다. 처음 보는 사진이지만 얼굴은 익숙했다. 사진 속 얼굴은 다름 아닌 정 씨 본인이었다. 최 씨는 여자 친구인 정 씨 말고도 정 씨의 지인, 인플루언서, 연예인 등 40명이 넘는 여성들의 얼굴을 이용해 나체 사진을 제작했다. 최 씨가 사용한 딥페이크 사이트는 사진 한 장으로 수백, 수천 장의 나체 사진을 만들 수 있었다.

딥페이크 사진은 누구나 손쉽게 만들고 유포할 수 있다 보니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지난 2024년, 인천 지역에서 한 고등학생이 자신이 졸업한 중학교의 교사들을 대상으로 딥페이크 성범죄물을 제작한 사건이 발생했다. 졸업 앨범에 나온 교사의 사진을 딥페이크 하여, 인적 사항을 적어 텔레그램에 유포한 것. 수사에 의해 가해 학생이 특정되고 징계위원회가 열렸지만, 해당 학생이 돌연 자퇴를 선택하면서 징계는 무산됐다. 교사들은 안전한 교육 현장을 위해 딥페이크 성범죄 처벌이 꼭 강화되어야한다고 말한다.

딥페이크 범죄의 가장 손쉬운 표적은 얼굴이 알려진 유명인이다. 지난해 8월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 선수가 “강원랜드 카지노를 온라인으로 즐길 수 있다”라며 불법 도박 애플리케이션을 홍보하는 영상이 온라인상에 퍼졌다.

하지만 영상 속 손흥민 선수는 실제 인물이 아닌, 딥페이크 기술로 만들어진 ‘가짜’였다. 유명 투자 전문가인 유수진 씨 역시 딥페이크 광고의 피해자이다. 유수진 씨의 얼굴과 목소리를 복제한 영상이 불법 투자의 홍보에 사용되어 피해자들의 항의가 끊이지 않는다는 것. 광고를 막기 위해 신고도 해 봤지만 뚜렷한 방법이 없다는 말만 들었다.

딥페이크 기술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여, 전문가조차 혀를 내두를 만큼 정교해졌다. 명령어 몇 줄이면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영상이 만들어지는 지금, ‘가짜’들의 범죄를 막기 위한 기술의 발전은 어디까지 와있을까. ‘추적 60분’ 1439회 「AI와 범죄, 진짜가 사라졌다」 편은 2026년 1월 9일 금요일 밤 10시, KBS 1TV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