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U&ART]그대의발품,독서를즐겁게하리라

입력 2008-03-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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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데에 어찌 장소를 가릴쏘냐?” 끊임없이 사색과 독서에 매진했던 퇴계 이황 선생은 책 읽기에 핑계를 대는 것을 경계했다. 꼭 굳은 결심으로 “올해는 백 권의 책을 읽겠다!”고 외치지 않아도 좋다. 일상에서 틈틈이 무료로 재미있게 책을 즐기는 방법도 있다. ‘한땐 나도 문학 청년이었어’ ‘문학 소녀였지’라고 회상에 젖는 중년 아저씨, 아주머니들. ‘뭔가 신나는 일이 없을까’하며 나른한 직장인들. 봄바람 살랑살랑 부는 3월 마지막 주, 신나는 문학 마당에 들어가 보는건 어떨까. ○ 작가와의 이색적인 만남 최근 작가와 독자의 직접적인 만남이 잦아졌다. 조금만 발품을 팔면 평소 좋아했던 소설가, 시인, 가수 등 여러 책의 필자를 만날 수 있다. 책 행사는 단지 책만 설명하는 행사가 아니다. 작가가 직접 독자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시 낭송(저자와 함께 하는 낭독 공감), 발레 공연(봄맞이 편지 낭독회), 사진 전시(향긋한 북살롱) 등 다른 장르와 적극적으로 결합중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사무국의 양연식 피디는 “문학은 ‘가까이 하기에 너무 먼 당신’이 아니다. 아직 KBS ‘낭독의 발견’, ‘윤도현의 러브레터’ 같은 진행 방식이 대부분이지만, 재정적 지원과 새로운 시도가 활발해지면 다양한 방식의 예술로 거듭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 인터넷 우편 배달부 인터넷으로도 짬짬이 책을 ‘들을’ 수 있다. 사이버 문학광장 문장(www.munjang.or.kr)에서는 인터넷 시 배달과 문장 배달을 하고 있다. 시인 안도현이 선택한 시를 시인들이 직접 낭송해 매주 월요일 메일로 배달한다. 목요일은 소설가 성석제가 뽑은 감동의 문장을 연극배우들이 직접 연기해 들려준다. 인터넷 ‘문학집배원’ 에 가입만 하면 된다. 직장인들의 반응이 좋아 현대· 기아차· 포스코 등 기업체 임직원이 메일링 서비스를 받고 있다. 1908년 최남선의 신체시 ‘해에게서 소년에게’가 발표된 지 올해로 백 년째다. 현대시 100주년 기념으로 곧 지하철 스크린 도어와 빔 프로젝트 광고판에서도 문학 구절을 만나게 된다. ○ 특별한 독서공간 ‘북텐트’ 서울 종로구 원서동 창덕궁 뒤 ‘인사미술공간’(http://www.insaartspace.or.kr/)에 들르면 특별한 독서 공간이 방문객을 반긴다. 북텐트와 커피텐트가 그것이다. 파란색, 분홍색의 지붕과 주황색 소파가 특별한 기분을 내는 데 그만이다. 핀란드와 국내에서 활동하는 ‘컴퍼니(company)’ 디자인 그룹의 작품으로 6월 30일까지 4개월 간 1층에 전시될 예정이다. 미술 작품이자 관람객들의 자유로운 공간이다. 미술관 2층에서도 각종 미술 서적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 동네 꼬마들과 주변 직장인들만 북텐트를 이용하고 있다. 강성은 큐레이터는 “아이들이 처음에는 예쁘다고 뛰어놀다가 이 곳이 책도 읽고 대화를 나누는 공간이라고 하니 일부러 꼭꼭 책을 들고 들른다”고 말했다. 변인숙기자 baram4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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