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향남을통해보는한국포스팅史

입력 2009-01-29 09: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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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향남이 한국 최초로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미 프로야구 무대를 밟게 됐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중간계투로 활약하던 최향남(38)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입찰한 101 달러(약 14만원)를 소속 구단이 수용할 의사를 밝히면서 세인트루이스 입단이 기정사실화 됐다. 한국프로야구에서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것은 최향남이 처음이다. 최향남 이전에 이상훈(38)과 임창용(33), 진필중(37)이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꾀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비공개경쟁입찰이라고 불리는 포스팅시스템은 한미 선수계약협정에 따라 메이저리그 구단이 한국 프로야구에서 활동하는 선수를 영입하기 위한 절차다. MLB 사무국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신분조회를 요청한 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에 해당 선수를 공시한다. 공시일로부터 4일 동안 입찰액을 적어낸 팀 중 최고액을 낸 팀이 30일간 해당 선수에 대한 독점교섭권을 갖게 된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포스팅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한 것은 이상훈이었다. 하지만 그의 최고 응찰액은 60만 달러였고, 실망스러운 금액에 이상훈은 미국 진출을 포기했다. 현재 일본 프로야구 무대에서 야쿠르트의 ´수호신´으로 활약하고 있는 임창용도 2002년 미국무대 진출을 추진했지만 적은 응찰액 때문에 미국 진출의 꿈을 접어야 했다. 2002년 17승 6패 평균자책점 3.08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지만 임창용에게 들어온 최고 응찰액은 65만 달러에 불과했다. 당시 임창용의 소속 구단이던 삼성은 이 금액에 만족하지 못했고, 결국 그의 빅리그 진출은 좌절됐다. 진필중은 소위 ´굴욕´을 당했다. 2002년 첫 도전에서 단 한 팀의 응찰도 받지 못한 진필중은 그해 시즌 후 재도전했지만 최고 응찰액이 2만5000 달러라는 참담한 통보를 받았을 뿐이다. 반면, 일본은 한국과 전혀 다른 포스팅시스템 행보를 걸었다. 찬밥 신세인 한국과 달리 일본은 여러명 이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높은 응찰액을 써 낸 덕분이었다. 일본에서 가장 먼저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것은 스즈키 이치로(36)다. 2001년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미국 진출을 꾀한 이치로의 응찰액은 1300만 달러였고, 이치로는 3년 1500만 달러에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했다. 일본에서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가장 성공적으로 진출한 예는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는 마쓰자카 다이스케(29)다. 2007년 마쓰자카가 메이저리그 구단들에 공시됐을 때 많은 구단이 마쓰자카의 영입 경쟁에 뛰어들었다. 당시 보스턴은 5111만 달러라는 금액을 내고 단독 협상권을 얻었고, 결국 마쓰자카와 6년간 최대 6000만 달러에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가와 케이(30)와 이와무라 아키노리(30)도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미국에 진출한 예다. 양키스가 이가와에게 2600만 달러를 써 냈고, 이와무라가 미국에 가려고 할 때는 탬파베이 레이스가 455만 달러를 응찰했다. 지난 해 12월에는 세이부 라이온즈의 좌완 미쓰이 고지(36)가 포스팅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를 노렸지만 응찰 구단이 없어 꿈을 접은 바 있다. 최초로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미프로야구에 진출한 최향남의 어깨는 무겁다. 최향남이 미국에서 성공한다면 이후 한국에서도 포스팅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이 원활해질 가능성이 높다. 적은 금액에도 굴하지 않고 미국행을 택한 최향남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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