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전5기 이 날을 위해…‘李 날’ 세웠다

입력 2010-02-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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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혁. [스포츠동아 DB]

빙속 간판 이규혁, 4번의 올림픽 노메달 불운
생애 최고의 컨디션…밴쿠버 금빛 사냥 도전
바람처럼 얼음판을 가르던 열세 살 소년이 어느새 훌쩍 자라 서른두 살 성인이 됐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스타 이규혁(서울시청). 올림픽에서는 유독 메달 운이 없었던 그가 2010년 밴쿠버에서 ‘악연’을 끊고 금빛 사냥에 도전한다. 이규혁은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출신인 이익환씨와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코치 출신 이인숙씨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동생 이규현도 현재 피겨스케이팅 코치로 활동하고 있는 이른바 ‘빙상 집안’이다. 6세부터 스피드스케이팅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던 그는 1991년 13세의 나이로 태극마크를 달았고, 1997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000m에서는 한국선수 최초로 세계기록을 갈아 치우며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이규혁은 유독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었다. 1994년 릴레함메르대회부터 2006년 토리노대회까지 4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번번이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이번에 잡은 5번째 출전권은 생애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기회.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올림픽에 5회 연속 출전한 선수는 사격 이은철(43·실리콘밸리테크 대표이사), 핸드볼 오성옥(38·히포방크), 스키 허승욱(38) 등 3명밖에 없을 정도로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이규혁은 단순히 출전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았다. “이번만큼은 절대 울지 않겠다”며 이를 갈고 있다.

긍정적인 것은 이규혁의 컨디션이 그의 스피드스케이팅 인생 26년을 통틀어 최고라는 점이다. 그는 2009∼2010 ISU 월드컵 4·5차대회에서 메달을 7개나 목에 걸며 페이스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1984년 LA올림픽부터 5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했던 전 사격 국가대표 이은철은 “이규혁 선수가 20년 흘린 땀의 대가를 이번에는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응원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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