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를 ‘무관’으로 마감한 유소연(21·하이마트)은 LPGA투어 제5의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마스터스 출전 자격을 가지고 있었지만, KLPGA투어에 집중하기 위해 출전을 포기하며 하반기 첫 대회를 준비했다. 시즌 2승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유소연의 노력은 빛을 발하는 듯했다.
1일 열린 히든밸리오픈 최종라운드에서 유소연은 전반에만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뽑아내며 안신애, 양수진 등과 함께 공동 1위를 달리고 있었다. 우승이 눈앞에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순간 위기가 찾아왔다.
이날 전반적으로 티샷이 자꾸 왼쪽으로 감긴다 싶던 유소연은 결국 12번홀(파4)에서 티샷이 왼쪽으로 심하게 밀리면서 카트도로에 맞고 러프에 빠졌다.
다행히 볼은 찾았지만, 러프에 깊게 잠겨 레이 업을 해야 할 상황이었다.
하지만 유소연은 직접 핀을 노렸다. 그게 패착이었다.
우승에 대한 갈증이 앞섰겠지만, 폭염 속에 치러진 대회 최종라운드 후반 홀은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시작하는 때다. 냉정해야 했다.
유소연의 두 번째 샷은 왼쪽으로 감기면서 다시 러프를 빠졌다. 당황한 유소연은 세 번째 샷도 레이업을 하지 않고 다시 핀을 노렸다. 하지만 결과는 똑 같았다.
결국 유소연은 네 번째 샷 만에 볼을 그린에 올렸고, 내리막 보기 퍼트마저 실패하면서 결국 더블보기로 홀아웃했고, 앞조에서 플레이한 안신애는 13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면서 순식간에 타수는 3타차로 벌어졌다.
승부는 그 순간 결정됐다. 한 순간의 판단 미스가 그토록 원하던 2승 고지 선점을 눈앞에서 앗아갔다.
진천|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