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이 시즌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최근 자신을 살생부 명단에 포함시킨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에게 ‘아직 죽지 않았음’을 입증시킨 골이었다.
박지성은 27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트에서 열린 2010-11시즌 잉글랜드 칼링컵 4라운드(16강전) 울버햄턴과의 홈경기에 선발출전, 시즌 두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1-1로 팽팽히 맞선 후반 25분. 박지성의 강한 집중력이 빛났다. 하프라인부터 단독 질주한 박지성은 공격수 페데리코 마체다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마체다의 트래핑 실수로 문전 혼전 상황이 벌어졌지만 박지성은 이를 놓치지 않고 정확하게 왼발로 차 넣어 팀의 2-1 리드를 안겼다.
시즌 2호골이자 칼링컵 두 경기 연속골.
특히 이 골은 리그 경기에서 잦은 결장 탓에 토트넘 이적설이 나돌고 있는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날 박지성은 골 욕심도 냈지만 경기장 구석구석을 누비며 맹활약했다. 패스를 주고받고 빈 공간으로 파고드는 움직임도 날카로웠다. 무엇보다 후반에는 적극적으로 슈팅을 시도하며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팀 공격의 구심점 역할을 한 박지성은 후반 45분 라벨 모리슨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박지성의 활약 속에 맨유는 3-2, 짜릿한 한 골차 승리를 맛봤다.
먼저 기선을 제압한 쪽은 맨유. 후반 11분 아크 오른쪽에서 베베가 올린 크로스가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선제골로 연결됐다. 수비수가 뒤늦게 걷어냈으나 골로 인정된 뒤였다.
하지만 맨유는 후반 15분 조지 엘로코비가 코너킥 상황에서 헤딩골을 얻어맞아 동점을 허용했다.
이후 맨유는 울버햄턴을 압박해 후반 25분 박지성의 골로 승기를 잡는 듯 했지만 6분 뒤 케빈 폴리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그러나 맨유는 종료 직전 교체 투입된 멕시코의 특급 골잡이 하비 에르난데스가 문전 중앙에서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정확하게 왼발로 결승 골망을 흔들어 승리를 거뒀다.
경기가 끝난 뒤 박지성은 영국 축구전문 인터넷매체인 골닷컴으로부터 평점 7.5를 받았다. ‘어린 선수들 앞에서 관록을 과시했으며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하려고 노력했다’는 평이 곁들여졌다.
또 박지성은 영국 스포츠전문채널 스카이스포츠 인터넷판의 팬 평점에서도 8.1점을 받아 8.5점을 받은 에르난데스의 뒤를 잇고 있다.
에르난데스는 후반 교체되어 10분밖에 활약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평점 8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로 뽑혔다.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