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겐, 쏴야하는 이유가 있다

입력 2011-11-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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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데얀-설기현-염기훈- 임상협. 스포츠동아DB

서울 vs 울산(19일), 수원 vs 부산(20일) 6강 PO

■ 간판킬러들, 4인 4색 출사표

데얀 “PO징크스 깨고 득점왕 명예회복”
EPL 출신 설기현 “단판승부 내가 해결”
캡틴 염기훈 “입대전 수원에 우승 선물”
임상협 “생애 첫 챔피언십서 대형사고”

K리그의 가을 축제 ‘챔피언십’이 시작된다. 정규리그 3위 FC서울은 5위 울산 현대와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6강 플레이오프(PO) 첫 경기를 치른다. 4위 수원 삼성과 6위 부산 아이파크는 2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는다. 지면 무조건 탈락이라 4팀 모두 배수의 진을 쳤다. 특히 각 팀 간판스타들은 저마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사연을 갖고 있어 눈길을 끈다.


● FC서울 데얀- 득점왕 자존심


데얀(30)은 명실상부 K리그 최고 공격수다. 정규리그 29경기 23골로 상대 수비수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그러나 그는 챔피언십에서 침묵하는 징크스가 있다. 2008년 수원과 챔프 결정전 때 완벽한 2개의 찬스를 날려 ‘수원 우승의 일등공신’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2009년에는 리그 최종전에서 퇴장 당해 6강 PO를 아예 뛰지 못했다. 작년에 서울은 우승했지만 데얀은 1차전 동점골 외에 인상적인 활약이 없었다. 징크스를 깨고 득점왕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결의가 대단하다. 데얀은 최근 몬테네그로대표팀에 차출돼 체코와 유로2012 PO 1,2차전에 뛰고 17일 돌아왔다. 피로가 누적돼 남은 기간 체력을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다.


● 설기현- 전직 프리미어리거 위용 회복

설기현(32)은 올 시즌 36경기에서 5골8도움을 올렸다. 전직 프리미어리거라는 이름값을 고려하면 성에 차지 않는 성적이다. 챔피언십 활약으로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설기현은 득점 욕심을 더 낼 생각이다. 리그에서는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리는 등 도움 임무에 주력했지만 챔피언십은 단판 승부인 만큼 적극적인 문전 돌파와 공격 가담으로 직접 골을 터뜨리겠다는 계획. 객관적인 전력에서 서울이 앞서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그의 생각은 다르다. 설기현은 “서울이 좋은 팀인 건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가 넘지 못할 정도의 강팀이라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며 도발했다. 이어 “데얀이 잘 하지만 우리와 경기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때가 많았다. 우리 수비가 그만큼 강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 염기훈- 군 입대 전 정상 목표

염기훈(28)은 2006년 K리그 입단 후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27경기에서 9골13도움을 올리며 수원의 공격을 이끌었다. 염기훈의 플레이를 본 전문가들은 “물이 오를 대로 올랐다”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시즌 중반 팀 주장이라는 중책까지 맡아 경기장 안팎에서 모범을 보였다. 이런 염기훈을 내년 K리그 무대에서 볼 수 없다. 염기훈은 경찰청 입대가 확정돼 12월29일 입소한다. 앞으로 2년 간 공백을 앞둔 만큼 이번 챔피언십에 임하는 태도가 더 남다르다. 수원은 FA컵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모두 정상 눈앞에서 미끄러졌다. 염기훈은 정규리그 우승으로 한을 푼 뒤 떳떳하게 군에 가겠다는 다짐이다.


● 임상협- 챔피언십 첫 출전

임상협(23)은 K리그 대표 꽃미남이다. 그의 훤칠한 얼굴을 보면 젊은 시절의 이동국이 떠오른다. 임상협은 2009년 전북에 입단해 두 시즌 동안 24경기 1골에 그쳤다. “얼굴만 잘 생기고 축구는 못 한다”는 말이 가장 듣기 싫었다. 올 시즌 부산으로 이적해 안익수 감독 아래서 집중 조련을 받으며 빠른 발과 저돌적인 돌파, 정확한 슛을 겸비한 선수로 다시 태어났다. 33경기에서 10골2도움을 올리며 챔피언십 진출에 가장 큰 공을 세웠다. 임상협은 챔피언십 경험이 없다. 챔피언십 첫 출전에서 대형사고를 터뜨리겠다는 각오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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