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현(오른쪽)이 22일 KGT투어 볼빅-힐데스하임오픈 2라운드에서 캐디로 나선 동생 정현 씨와 함께 그린의 라이를 읽고 있다. 청각장애를 가진 정현 씨의 도움 속에 김대현도 이틀 연속 언더파 행진을 이어가며 부활을 노리고 있다. 사진제공|KGT
볼빅-힐데스하임 오픈 2R 부활샷
‘장타왕’ 김대현(24·하이트)이 살아나고 있다. 확실한 부활은 아니지만 느낌이 좋다.
김대현은 22일 충북 제천 힐데스하임 골프장 스완·타이거 코스(파72·7188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GT)투어 볼빅-힐데스하임오픈(총상금 30만 달러)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치며 중간합계 7언더파 137타를 기록했다.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위치.
김대현은 이번 대회에서 특별한 캐디와 함께 하고 있다. 그의 동생 김정현(22·대구대) 씨다. 방학을 맞아 형의 캐디를 하고 싶다며 자처했다.
정현 씨는 청각장애가 있다. 그러나 남다른 좋은 운동 신경을 가졌다. 김대현은 “동생이 사회인 야구팀에서도 활동하고 스키도 잘 탄다. 운동신경은 저보다 낫다”고 소개했다.
동생과 필드에 함께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4년 전 일본에서도 함께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김대현은 “그 때보다 동생이 캐디를 더 잘 본다. 센스도 있고 믿고 맡겨도 될 정도다. 마음이 편하다”며 만족해했다.
형의 부활을 바라는 동생의 응원 덕분이었을까. 김대현은 이틀연속 언더파 행진을 이어갔다.
사실 그동안 고민이 많았던 김대현이다. 4월 발렌타인챔피언십을 시작으로 6월 초 끝난 메리츠 솔모로오픈까지 5개 대회에 출전해 단 한번도 언더파 성적을 내지 못하고 모두 컷 탈락했다. 2010년 KGT투어 상금왕 출신답지 못했다.
드라이브 샷 난조가 부진의 원인이었다. 김대현은 “웨지샷보다 더 똑바로 날릴 수 있다고 자신했던 게 드라이브 샷이었는데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엉망이 됐다. 드라이브 샷이 난조를 보이면서 아이언과 쇼트게임도 덩달아 되지 않았다”며 그동안의 고민을 털어놨다.
부활을 위해선 연습밖엔 방법이 없었다. 그는 “매일 13시간씩 연습했다. 몸이 힘들 때도 있었지만 연습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말했다.
동생의 응원과 피나는 노력의 결과는 성적으로 나타났다. 김대현은 “이번 대회까지 우승에 대한 욕심은 없다. 하반기 첫 대회에선 예전 김대현의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