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투갈 

입력 2012-06-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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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맨쇼 호날두…원맨팀 포르투갈

체코 집중수비 뚫고 결승골…4강 견인
주장·킬러 1인2역…새가슴 오명 훌훌

팀 슈팅 41% 몰빵…막히면 대안 없어
프리롤 역할, 동료 겹쳐…조직력 삐걱


포르투갈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7)의 활약을 앞세워 유로2012 4강에 선착했다. 하지만 호날두의 활약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포르투갈은 조직력 문제를 드러내며 적지 않은 고민거리를 남겼다.

포르투갈은 22일(한국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내셔널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2012 8강전에서 호날두의 결승골에 힘입어 체코를 1-0으로 제압하고 가장 먼저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조별리그 최종전 네덜란드와 최종전에서 2골을 기록하며 부활을 선언했던 호날두는 이날 후반 34분 나니의 크로스를 다이빙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결승골을 터뜨렸다. 2경기 연속 골이자 대회 3호골. 마리오 고메즈(독일)와 함께 득점 공동 선두에 올랐다. 포르투갈은 자국에서 열린 유로2004 이후 8년 만에 4강에 진출했다. 스페인-프랑스전 승자와 결승행을 다툰다.


○‘이보다 완벽할 수 없는’ 호날두

공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호날두가 있었다. 그만큼 많은 기회를 맞이했고, 또 만들어냈다. 호날두는 이날 8차례 슈팅(유효슈팅 3)을 시도했다. 이 중 골포스트를 2차례나 맞췄다. 체코가 수비에 집중했기 때문에 나온 수치인데, 만약 상대가 맞받아쳤다면 슈팅수는 더 늘어났을 것이다.

온 몸이 무기였다. 네덜란드전에서는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 침착한 오른발 슈팅이 인상적이었다. 체코전에서는 감각적인 다이빙 헤딩슛이 골문을 갈랐다. 빠른 판단과 순발력이 돋보였다. 중거리 슈팅은 2경기 연속 크로스바를 때렸다. 프리킥 득점도 시간문제다. 호날두는 완벽한 모습으로 2경기 연속 ‘최우수 선수’에 선정됐다. ‘새가슴’ 오명을 벗고 A매치 징크스를 털어냈다.

주장 역할도 훌륭히 해내고 있다. 네덜란드전 동점골 이후 선수들을 진정시키는 침착함을 보였다. 동료들을 자주 독려했다. 이기적인 모습의 호날두는 없었다.

호날두는 유로2012 공식 선수평가 시스템인 ‘캐스트롤 에지 인덱스(Castrol Edge Index)’에서 9.68을 기록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득점, 어시스트, 슈팅 등이 종합적으로 계산된 점수다. 4강전에서도 호날두의 기세는 꺾이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독이 될 수 있는’ 호날두

공은 모두 호날두를 향했다.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다. 호날두는 이번 대회 팀이 기록한 6골 가운데 3골을 넣었다. 절반을 도맡았다. 호날두의 득점력이나 공격 비중을 봤을 때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슈팅수를 보면 이야기가가 달라진다. 포르투갈은 4경기 동안 70차례의 슈팅을 시도했는데, 호날두가 이중 29개를 기록했다. 호날두의 발끝에서 41%가 넘는 슈팅이 나온 것이다. 주전 공격수 에우데르 포스티가(30)는 4경기에서 단 2차례 슈팅(1골)만 기록했다. 백업 요원인 우고 알메이다(28) 역시 1경기 출전에 2차례 슈팅이 전부다.

체코 전을 보면 이유가 나온다.

호날두는 이날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왼쪽뿐만 아니라 중앙과 오른쪽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프리롤’ 역할을 맡아 포지션 구애 없이 전역을 누볐다. 상대 수비수는 호날두를 막기 위해 어려운 경기를 해야 했다. 그러나 호날두의 동선은 동료 공격수와 지속적으로 겹쳤다. 이들은 공격 위치를 잡지 못하고 허둥댔다.

호날두는 믿고 쓸 수 있는 확실한 득점원이다. 주력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과하면 독이 될 수도 있는 법. 포르투갈은 호날두가 막히면 다른 선택의 대안이 사라진다. 포르투갈이 유로2004 이상의 성적(준우승)을 올리기 위해서는 공격 분담이 이뤄져야 한다. 집중을 막고 분산이 필요하다. 동료들의 분발도 요구된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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