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THE INTERVIEW] 서재응 “허리 아파서 폼 바꿨는데…SUN감독 기록 깼네요”

입력 2012-10-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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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선동열 감독)을 뛰어넘은 제자’ 서재응(35·KIA)의 가을이 눈부시다. 서재응은 올해 마지막 등판인 6일 광주 삼성전에선 생애 첫 시즌 10승을 위한 도전장을 내민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44이닝 무실점 어떻게 던졌는지 믿기지않아
완봉승도 첫 경험…2연속게임 완봉승 뿌듯
감독님 빠른볼 주문에 허리춤 쉬지않고 투구
선발로 7-7-7-9-9…이닝이터 자신감 생겨
올 마지막 삼성전 잘던져서 10승 목표 달성


KIA 서재응(35)의 가을이 눈부실 만큼 화려하다. 최근 선발로 나선 6경기에서 44연속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선동열 KIA 감독의 선수시절 선발 37연속이닝 무실점을 25년 만에 넘어선 신기록이다. 최근 2경기에선 꿈같은 ‘2연속경기 완봉승’도 신고했다. 그에게 완봉승은 올해가 생애 처음이다. 올 시즌 9승7패, 방어율 2.49를 올리고 있다. 투구이닝도 152이닝으로 원했던 만큼 던졌고, 방어율은 전체 2위다. 이제 그에게 남은 마지막 목표는 10승투수다. 상대는 디펜딩 챔피언이자 올 정규시즌 1위인 삼성이다. 6일 광주에서 삼성을 맞아 생애 첫 10승에 도전하는 서재응은 “무조건 이기겠다”고 다짐했다.


○44이닝 무실점! 정말 제가 던진 게 맞나요?

-엄청나다. 44이닝 무실점. 도대체 어떻게 던진 건가?


“정말 제가 던진 게 맞나요?(웃음) 기록을 의식한 건 9월 30일 롯데전(군산)이 처음이었죠. 이전까지 35이닝 무실점을 했고, 선동열 감독님의 37이닝을 넘고 싶었어요. ‘3회까지만 집중하자’고 마음먹고 던졌어요.”


-신기록을 달성한 후 4회부터는 어땠나?

“그날(9월 30일) 경기가 1-0으로 끝났어요. 롯데 (송)승준이의 공도 엄청 좋았죠. 기록 세우고 좀 느슨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계속 0-0이니까 그게 오히려 좋았던 것 같아요.”


-그날 2연속경기 완봉승을 했다.

“날아갈 것 같았어요.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좋았죠.”


-미국에서도 완투승은 없었다.

“저는 완투가 거의 없는 투수예요.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서 완투패만 1번씩 있었죠. 그런데 느닷없이 완봉승을 2경기 연속으로 한 거예요. 저 스스로도 깜짝 놀랐어요. 저도 몰랐던 저의 능력을 알게 된 거죠.”


-연속이닝 무실점 기록이 진행 중이다. 의식하고 있나?

“아뇨. 지금으로 만족해요. 물론 더 쌓아가면 좋겠지만 지금은 10승을 하는 것만 생각합니다.”


-마지막 날 삼성전이다.

“제가 프로에서 아직 10승을 해본 적이 없어요. 올해 첫 번째 목표가 10승이었는데 그 기회가 온 거죠. 꼭 이기고 싶어요. 삼성이 강팀이지만 중요한 건 제 공을 던지는 거죠. 삼성이 아니라 저와의 승부라고 생각합니다.”


○허리가 아파 좀더 집중한 게 비결!


-좀더 안으로 들어가보자. 44이닝 무실점, 2연속경기 완봉, 비결이 뭔가?

“말씀드리기가 좀 그런데…. 제가 허리가 좀 안 좋아요. 그래서 폼을 약간 바꿨어요. 근데 그게 먹히고 있어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피칭은 9월 6일 SK전(광주)이었어요.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는데, 그날이후 허리가 안 좋더라고요.”


-허리가 안 좋은데 어떻게 무실점행진을 할 수가 있나?

“항상 아픈 게 아니고 공 던질 때 한 포인트에서만 허리가 아파요. 희한하죠. 그래서 그 부분의 폼을 수정한 거예요.”


-그럼 바꾼 폼이 좋은 폼 아닌가?

“그래도 좀 어색하죠. 대신 공 하나 하나를 더 집중해서 던졌어요. 직구를 던질 때 더 세게 던지려고 하고, 포크볼은 좀더 낮은 데서 떨어뜨리려고 애쓰고, 몸쪽은 더 꽉 차게 더 비틀어서 던졌죠.”


○감독님이 ‘빠른공을 던지자’고 하셨어요!

-선동열 감독은 지난해 겨울 열심히 훈련한 게 요즘 나온다고 하더라.


“캠프에서 한국에 온 이후 가장 많이 뛰고 가장 많이 던졌어요. 제 몸무게가 예전에 98kg인데 지난 겨울에는 93kg까지 뺐죠.”


-감독의 조언으로 투구폼도 바꿨다고 들었다.

“6월초 넥센전(6월 13일 목동)에서 3이닝 5실점했어요. 그 다음날 감독님이 방으로 부르시더라고요.”


-어떤 말씀을 하던가?

“‘재응아! 좀더 빠른 볼로 가면 어떻겠냐?’고 하시더라고요. 저의 볼 배합이 아쉽다고 하시면서 제 패턴은 이미 읽혔다고 하셨죠.”


-폼의 변화는 무엇인가?

“예전에는 팔을 한번 허리춤에서 멈췄다가 던졌는데, 그 부분에서 멈추지 않고 던지는 거죠.”


-쉽지 않았을 텐데….

“그때부터 한 2주일은 하체리듬이 안 좋았어요. 2주 지나니까 또 되더라고요. 그때부터 직구를 좀더 많이 던지려고 했어요. 롯데전 완봉승 할 때는 9회에 145km가 나오더라고요.”


○7-7-7-9-9! 잊지 못하죠!

-최근 매 경기 긴 이닝을 던지고 있다. 선발투수에게 큰 자부심 아닌가?

“맞아요. 7, 7, 7, 9, 9죠? 제가 5경기를 연속해서 7이닝 이상 던졌다는 게 정말 기뻐요.”


-앞으로도 길게 던질 건가?

“던질 기회가 되면 던지려고요.(웃음) 예전에는 6회쯤 던지면 ‘내 책임은 다한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했어요. 한번도 7회, 8회, 9회를 쳐다보지 않았던 거죠. 이젠 팀이 원한다면 9회까지 던질 자신이 생겼어요.”


-구종에 대해 물어보자. 요즘은 서클체인지업을 안 던지던데….

“제 투구폼과 서클체인지업이 안 맞아요. 그래서 버렸죠. 요즘은 거의 안 던져요. 대신 포크볼을 던지죠. 커브, 슬라이더도 있고 던질 건 많아요.”


-시즌 후 계획은 어떤가?

“곧 시작되는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 가요.”


-마무리캠프 참가하나?

“네. 가서 할일이 많아요. 3가지 테마를 갖고 갑니다.”


-무엇인가?

“투구폼의 하체동작이 완성이 덜 됐어요. 그걸 완성해야 하고요. 두 번째는 팔꿈치와 어깨강화훈련. 세 번째는 공을 던지는 피니시 동작 완성이에요. 그리고 많이 뛰고, 웨이트도 많이 하고….”


-이렇게 잘 던지는데도 부족한 게 많은 건가?


“그럼요. 항상 모자라죠. 완벽이란 없는 것 같아요. 요즘 기록이 좋지만 솔직히 운도 따라주는 거니까요.”


○저도 15승 한번 해보고 싶어요!

-마지막 등판만 남았다. 올 시즌 계획대로 된 건가?


“팀은 참 아쉬운데 개인적인 목표는 대부분 달성했어요. 150이닝, 2점대 방어율, 다 이뤘고요. 이제 10승만 남았죠.”


-삼성전이 무척 중요한 등판이구나.

“저에게는 정말 한국시리즈 1차전 같은 중요한 경기죠. 잘 던져서 10승도 하고 홈팬들에게 멋진 선물 하고 싶네요.”


-10승을 달성하면 내년은 몇 승인가?

“저도 15승 한번 해보고 싶어요. 근데 10승을 해야 15승을 할 수가 있잖아요. 한번도 10승을 못해본 투수가 15승을 말할 수는 없잖아요.”


KIA 서재응?

▲생년월일=1977년 5월 24일
▲출신교=화정초∼충장중∼광주일고∼인하대
▲키·몸무게=181cm·97kg(우투우타)
▲프로 경력=1998년 뉴욕 메츠∼2006년 LA 다저스∼2006년 탬파베이∼2008년 KIA
▲2012년 연봉=2억9000만원
▲2012년 성적(4일 현재)=29경기 9승7패 방어율 2.49(152이닝 93탈삼진)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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