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플러스] 넥센 4번 박병호의 진화론

입력 2013-09-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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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박병호가 22일 목동 롯데전에서 1-2로 뒤진 5회 무사 1루서 유먼을 상대로 좌월2점홈런을 날린 뒤 홈에서 손을 번쩍 들어올리고 있다. 홈런(33호)과 타점(105개) 모두 1위를 확실히 지키는 한방이었다. 목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넥센 박병호가 22일 목동 롯데전에서 1-2로 뒤진 5회 무사 1루서 유먼을 상대로 좌월2점홈런을 날린 뒤 홈에서 손을 번쩍 들어올리고 있다. 홈런(33호)과 타점(105개) 모두 1위를 확실히 지키는 한방이었다. 목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1-2 뒤진 롯데전 5회말 투런…“분위기 바꾸는 장타가 좋아”
1루 수비·출루율·득점·도루까지…못하는 게 없는 4번타자


넥센 박병호(27)가 또 담장을 넘겼다. 22일 목동 롯데전에서 1-2로 뒤진 5회말 무사 1루서 좌월2점홈런(비거리 130m)을 날렸다. 시즌 33번째 홈런이자 105번째 타점. 이미 17일 사직 롯데전에서 30홈런을 찍고, 20일 광주 KIA전에서 100타점을 넘어선 박병호다. 30홈런과 100타점 모두 2년 연속이다. 게다가 올해는 3할 타율까지 달성할 기세다. 최우수선수(MVP)로 도약했던 지난해보다 성적이 더 낫다. 기술적, 정신적으로 한 뼘 더 성장했다. 이제 그는 명실상부한 리그 최고의 4번타자다. 넥센 염경엽 감독이 “모든 것을 갖춘 최고의 4번타자”라고 손가락을 치켜세울 만큼.


● 3할·30홈런·100타점의 비결은? “욕심 부리지 않고 참은 것”

염경엽 감독은 22일 경기에 앞서 박병호가 최고의 시즌을 보낸 가장 큰 비결로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잘 기다린 것”을 꼽았다. “상대 투수를 쫓아다니지 않고 자기 공을 치기 위해 타석에서 정말 잘 참았다. 그 결과 홈런과 타점은 물론 3할 타율까지 얻었다”는 설명이다. 박병호는 지난해 타율 0.290에 31홈런 100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는 타율도 3할(0.318)을 넘었다. 염 감독은 “박병호가 홈런을 더 많이 치려고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나갔다면, 홈런은 얻었을지 몰라도 다른 것은 잃을 가능성이 높았다”며 “지금까지만으로도 100%% 그 이상을 해줬다”고 거듭 강조했다.


● 염경엽 감독 “모든 것을 갖춘 최고의 4번타자”

홈런과 타점만이 박병호의 가치는 아니다. 염 감독은 박병호를 ‘못 하는 게 없는 최고의 타자’라고 극찬했다. “1루 수비도 잘하지 않느냐”고 반문했고, “출루율부터 득점까지 모든 수치가 다 좋다. 게다가 도루 능력도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 중의 플레이라면 어느 하나 허투루 하지 않는 성실성이 뒷받침됐다. 베이스러닝이 그 가운데 하나다. 염 감독은 “2루에 주자로 있을 때 단타 하나로 홈까지 들어올 수 있는 4번타자는 몇 명 없다. 1루에 있다가 우전안타가 나오면 2루에서 당연하다는 듯 멈추는 거포들도 많다”며 “그러나 병호는 늘 한 베이스 더 가려고 하고, 실제로 갈 수 있다. 그래서 더 빛난다”고 설명했다.


● 박병호 “분위기 반전시키는 장타 많이 치고파”



박병호에게도 올 시즌은 특별하다. 지난해 첫 풀타임 시즌을 뛰고 MVP라는 왕좌에 올랐지만, 팀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넥센도 박병호와 함께 날아올랐다. 아니, 박병호가 넥센에 날개를 단 셈이다. 그는 “올해는 내가 30홈런을 친 시점에 가을야구와 점점 가까워지고 있어서 더 기쁘고 뜻 깊은 것 같다”며 웃었다. 2년 연속 30홈런·100타점과 전 경기 4번타자 출장이라는 이정표도 팀의 가을잔치와 함께 해야 더 의미가 있다는 얘기다. 앞으로의 희망도 단 하나다. 박병호는 “남은 경기에서도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장타를 많이 치고 싶다”고 바랐다. 그리고 이날 박병호는 승부를 뒤집는 홈런 한 방으로 자신의 목표를 그대로 실행에 옮겼다.


목동|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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