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 검찰조사…삼성은 보호선수 제외

입력 2015-11-26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삼성 임창용이 해외원정도박 혐의로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은 가운데, 삼성은 스포츠동아 취재 결과 25일 KBO에 제출한 4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임창용을 제외한 것으로 드러났다. 함께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성환과 안지만은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됐다. 스포츠동아DB

2차 드래프트 앞두고 해외원정도박 혐의 3인 중 임창용만 내놓은 삼성 의중은?

검찰이 임창용 혐의 입증 단서 포착 판단
윤성환·안지만 경미한 위법 가능성 염두
검찰 “다른 인물에 대한 소환계획 없다”


불법 해외원정도박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 임창용(39)이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심재철)는 24일 임창용을 소환해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조사했다고 25일 밝혔다. 임창용은 검찰 조사에서 수천만 원대 도박을 벌인 사실에 대해서는 시인했지만, 수억원 대 도박에 대해서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창용이 검찰 소환조사를 받으면서 이제 프로야구 선수들의 해외원정도박 사건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이에 앞서 삼성은 27일 열리는 2차 드래프트를 앞두고 마무리투수 임창용(39)을 4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한 것으로 스포츠동아 단독 취재 결과 밝혀졌다. 삼성이 임창용을 비롯해 윤성환(34), 안지만(32) 등 해외원정도박 혐의에 연루된 3명을 ‘보호선수’에 포함시키느냐의 여부는 야구계 초미의 관심사였는데, 임창용만 제외했다.


삼성의 심중은 무엇일까?

‘세 선수를 막상 찍을 구단이 있겠느냐? 그럴 바에는 세 선수를 40인 보호선수 바깥에 두고, 나머지 선수들을 더 많이 지키는’ 상식적 선택을 삼성은 하지 않았다. 굳이 윤성환, 안지만을 보호선수에 넣은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음미할 대목이 있다. 첫째, 두 선수에 관해 혐의 입증이 어렵거나 경미한 수준의 위법이라는 내부적 판단이 작용했을 수 있다. 이러면 사실상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한 도의적 책임만 감수하면 된다. 둘째, 만에 하나 여론 부담을 무릅쓰고, 다른 구단에서 안지만이나 윤성환을 2차 드래프트에서 찍는 구단이 나타날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하자는 차원이다. 지금이야 두 선수를 찍는 것이 상상하기 힘든 일처럼 보여도 여론이야 바뀔 수 있는 법이다. 게다가 40대에 접어드는 임창용과 달리 두 투수는 30대 초중반의 전성기 나이다.


● 세 선수의 진로는 어떻게 될까?

물론 도덕성을 아주 중요시하는 삼성의 관례적 성향을 고려할 때, 검찰과 경찰 수사와 별개로 자체 징계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안지만, 윤성환을 안고 간다고 치더라도 완전 무죄로 나오지 않는 이상, 사회적 파장을 생각해 강한 징계가 예상된다. 야구계에서는 “최소 2016시즌은 뛰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임의탈퇴나 1년간 자격정지라는 중징계로 자숙의 시간을 갖게 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어쨌든 삼성이 우선적으로는 안지만과 윤성환을 안고 갈 것이란 방침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드러났다. 삼성이 공개적으로 ‘외부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 눈을 돌리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읽을 수 있다.

반면 임창용이 가장 먼저 검찰의 소환을 받았다는 것은 여러 각도에서 해석할 소지가 있다. ‘무언가 검찰이 단서를 잡지 않았겠느냐’는 추론이 나오기 때문이다. 40대 나이에 보호선수 바깥으로 밀려난 현실까지 보태져 임창용은 현역 인생의 마무리를 준비할 시점에 최대시련과 직면한 상황이다.

한편 검찰 관계자는 임창용의 소환 조사 사실을 밝힌 뒤 “해당 업자가 임씨 외에 또 다른 한 명에 대해서도 언급했지만 수사를 진행할 정도로 증거가 확보된 것은 임씨뿐이었다”며 “다른 인물에 대한 소환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