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배려한 ‘미네소타 입단식’

입력 2015-12-0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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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 박병호. 스포츠동아DB

■ 팀 최고스타 마우어 마중·미리 준비된 ‘등번호 52번’

마우어, 라커룸서 직접 새 동료 박병호 환대
구단, 요청도 안 했는데 ‘52번 유니폼’ 준비


KBO리그 4년 연속 홈런·타점왕에 빛나는 거포 박병호(29)가 공식적으로 미네소타 소속의 메이저리거가 됐다.

박병호는 3일(한국시간) 타깃필드에서 열린 공식 입단 기자회견에서 “팀에 와보니 모든 직원들이 잘해준다. 분위기가 참 좋다. 적응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계약을 하면서 문제는 전혀 없었다. 팀에서 충분한 금액을 제시했다고 생각하고, 나도 만족스럽다고 생각해 기분 좋게 사인했다”고 밝혔다.

박병호는 입단 기자회견 하루 전인 2일 미네소타와 5년 총액 1800만달러(약 208억원)에 계약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미네소타는 1285만달러(약 149억원)의 포스팅비를 포함해 박병호에게 3085만달러(약 357억원)를 투자했다. 포스팅비에 비해 다소 아쉬운 계약조건이라는 평가가 나왔지만, 정작 박병호는 메이저리그에서 뛰게 됐다는 사실에 더 무게를 뒀다. 미네소타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박병호의 에이전트인 앨런 네로 역시 “박병호가 쿠바에서 망명한 선수였다면 계약 규모가 달랐겠지만, 불공정한 포스팅시스템을 거친 이상 이 시스템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미네소타는 박병호를 따뜻하게 환대했다. 미네소타 현역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조 마우어는 라커룸에서 박병호를 직접 마중하며 새 동료를 반겼다. 또 미네소타는 박병호가 요청하지도 않았던 등번호 52번을 미리 유니폼에 새겨놓고 차기 중심타자를 기다렸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테리 라이언 단장과 마이크 래드클리프 부사장도 박병호 영입에 성공한 기쁨을 표현했다. 라이언 단장은 마우어와 포지션이 겹치는 박병호에 대해 “박병호는 지명타자로 뛰게 될 것”이라고 밝혀 장타력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래드클리프 부사장은 “우리는 박병호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지켜보고 있었다. 우리 팀에 확신을 주고 무척 생산적인 선수가 될 것이라고 본다”며 “스카우트팀에서 10년 넘게 박병호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최근 들어 갑자기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아니다. 박병호를 믿고 있다”고 애착을 드러냈다.

박병호 역시 진지한 태도로 자신감을 표현했다. 그는 “넥센 팀 동료였던 강정호(피츠버그)에게 직접 와서 몸으로 부딪히면 충분히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빠른 볼에도) 적응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말을 믿고 열심히 해보겠다”며 “야구는 다 똑같다고 생각한다. 세계에서 가장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이 모이는 곳이 메이저리그이기 때문에 좋은 선수들을 상대하기 위해 준비를 잘할 것이다. 생활과 야구에 모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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