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적응, 루틴에 달렸다

입력 2015-12-0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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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 박병호. 스포츠동아DB

미네소타서 DH…1루수 40경기 안팎 출전 예상
1루수 익숙한 박병호 경기흐름 등 루틴 적응 필수


박병호(29·미네소타)의 적응 여부는 결국 루틴에 달렸다.

박병호는 2일(한국시간) 미네소타와 5년간 연봉 총액 1800만달러(약 209억원)에 계약하며 트윈스의 일원이 됐다. MLB닷컴의 미네소타 홈페이지는 당장 박병호를 25인 로스터에 집어넣은 것은 물론이고 선발 지명타자로 분류하며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테리 라이언 미네소타 단장도 입단 기자회견에서 “박병호는 지명타자로 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병호는 한국에서 4년 연속 홈런왕과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던 거포 1루수다. 비록 올해 손바닥 부상으로 전 경기(144경기) 출전에는 실패했지만, 지난 3년 동안(2012∼2014년) 한번도 거르지 않고 4번과 1루를 책임졌다. 지명타자보다는 1루수 출전이 더 익숙하고 편하다. 박병호는 지난달 29일 미네소타로 출국하기 전 “팀이 원한다면 어떤 포지션이든 뛸 수 있다. 판단은 팀에서 하는 것”이라면서도 “수비를 나가면서 공격까지 소화하는 스타일을 좋아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박병호는 KBO리그에서 전업 지명타자로 뛴 적이 없다.

미네소타에선 박병호의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업 지명타자를 꺼내들었다. 더욱이 2300만달러를 받는 ‘간판스타’ 조 마우어가 포수에서 1루수로 변신해 버티고 있다. 당장 선발 1루수를 꿰차긴 힘든 실정. 폴 몰리터 감독은 6일 미네소타 지역매체 ‘스타 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마우어의 체력 유지를 위해 일주일에 1∼2번 정도 박병호를 1루수로 쓸 것이다. 박병호가 1루에서 좋은 수비를 보여준다면 30∼40경기는 1루수로 출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찌됐든 박병호는 익숙했던 1루 수비를 버리고 전업 지명타자로서 새로운 루틴을 익혀야 한다.

지명타자는 공격력 극대화를 위한 최상의 카드로 여겨지지만 꼭 그렇진 않다. 수비에 들어가지 않는 특성상, 경기 흐름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 공수를 오가며 끊임없이 움직이는 것과 달리 제한된 자신의 타석에만 나서기 때문에 몸 관리가 어렵다. 박병호는 경기 전과 경기 중, 그리고 경기 후 똑같은 루틴으로 철저히 몸을 관리해왔다. 이젠 1루수 때와 다른 자신만의 또 다른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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