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를 만나다①] ‘영재발굴단’ PD “100회, 가장 기억에 남는 출연자요?”

입력 2017-03-27 13: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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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를 만나다①] ‘영재발굴단’ PD “100회, 가장 기억에 남는 출연자요?”



설 특집 파일럿으로 시작한 SBS ‘영재발굴단’이 벌써 100회를 맞이했다. 교양프로그램이니만큼 엄청난 굴곡이 있었던 프로그램도 아니었다. 묵묵히 프로그램의 색깔을 유지하며 그렇게 ‘영재발굴단’이 100회라는 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것. 이에 대해 황성준 PD에게 소감을 물었다.

“100회 전에는 한 주 버틴다는 말을 했었어요. 시청률도 그렇지만, 방향을 잡는 게 힘들어서 한 달만 버텨보자는 생각이었죠. 제가 ‘영재발굴단’에 들어와서 잠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온 적이 있는데. 그때가 60회가 조금 넘은 시점이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100회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죠.”

한 프로그램이 100회를 넘긴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꾸준히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켜야 하고, 프로그램의 방향성도 뒤따라와야 하기 때문. ‘영재발굴단’을 100회까지 올 수 있게 한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일단 소재 자체가 화제성을 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희 프로그램이 위화감이나 조기 교육을 조장하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기에 ‘양날의 검’이었죠. 그런 부정적인 부분을 커버하면서 공감의 포인트를 살린 게 좋지 않았나 싶어요. 영재아이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요. 또 단순히 아이가 나오는 VCR 프로그램이 아니라, 특집이나 기획도 했죠. 전혀 다른 포맷에 방송도 해보고 다양하게 해왔던 게 100회까지 올 수 있는 힘이 아니었나 싶어요.”

100회까지 정말 많고 많은 영재들이 ‘영재발굴단’에 왔다 갔다. 한 명 한 명이 다 특별한 아이들이었지만, 그에게도 남다른 의미를 지닌 영재도 있을 터.



“오늘도 인터뷰를 하러 오면서 혹시 그런 질문을 하시면 어떻게 대답할까 생각해봤어요. 저는 항상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다른 아이를 생각하거든요. 근데 오늘은 고소현 양이 생각났어요. 그 아이를 설득하기 위해 6개월 간 공을 들였거든요. 계속 설득을 하던 중에, 고소현 양이 가고 싶어 하던 핀커스 주커만 내한 공연이 있었는데, 아이의 엄마가 너무 많이 가다보니 그 공연은 가지 말자고 말했던 거예요. 그 찰나에 제가 바로 표를 구해서 보냈죠. 그 일을 계기로 고소현 양이 핀커스 주커만의 공연에서 협연을 하게 됐어요. 그 이후엔 저의 출연 제의를 거절할 수 없었죠(웃음).”

이제 100회를 넘겼다. 그런 만큼 앞으로의 200회, 300회를 기대해볼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100회를 기점으로 앞으로 ‘영재발굴단’이 긴 길을 갈 수 있는 포맷의 변화 등도 생각해볼 수밖에 없다.

“일단 아직 100회 특집 마무리를 못했어요. 그리고 그게 마무리되면 팀에서 중요한 회의를 하게 될 것 같아요. 큰 틀의 포맷이 바뀔만한 건 아니지만, VCR 형식이 수명을 다한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시청자들은 새로운 걸 원할 거고, 그에 따라 바뀌어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좀 더 다른 방식의 스토리를 생각한다던지 특집을 조금 더 자주 할 생각은 가지고 있어요.”

‘영재발굴단’은 영재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영재 ‘만’ 출연하는 것은 아니다. 각 분야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도 모두 ‘영재발굴단’의 출연자가 되니 말이다. 황성준 PD가 생각하는 ‘영재’란 무엇일까.

“흔히 영재라고 하면, 전통적인 의미의 영재를 생각하죠. 근데 저는 다른 부분으로도 ‘영재발굴단’의 주인공으로 선택했어요. 전통적인 영재는 수학, 과학을 잘하고 예술에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죠. 하지만 예를 들어 종이접기를 잘 하는 아이라든가도 영재가 될 수 있어요. 종이접기를 향한 그 아이의 열정과 철학은 어느 영재보다도 대단하거든요. 어떤 아이는 식물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씨앗만 봐도 어떤 식물인지 다 안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그건 영재라기 보단 마니아죠. 전통적인 의미의 영재는 아니에요. 전문성, 열정이 나이에 걸맞지 않은 게 영재성이라 생각하죠. 저희 팀 내에서는 ‘홀릭’이라고 부르곤 해요.”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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