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체크] ‘사람이 좋다’ 최홍림, 원수처럼 지낸 친형과의 조우 최초 공개

입력 2017-09-02 09: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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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체크] ‘사람이 좋다’ 최홍림, 원수처럼 지낸 친형과의 조우 최초 공개

‘사람이 좋다’에서 개그맨 최홍림이 40년간 의절했던 친형과의 만남이 그려진다.

오는 3일 방송되는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 최홍림이 출연한다. 1987년 제1회 대학 개그제에서 동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한 개그맨 최홍림. ‘꼭지와 깍지’, ‘청춘교실’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린 그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쏟아지는 개그맨들 사이에서 최홍림은 설자리를 잃었고 더 이상 방송에서 그를 볼 수 없었다. TV에 나오는 동료들을 보며 박탈감에 우울증까지 앓던 그는 결국 가족들이 있는 미국행을 택했다. 우연히 미국에서 골프 방송을 보게 된 최홍림은 그 순간 골프를 통해 방송을 다시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꿈을 꾸게 됐다.

그날로 골프를 시작한 그는 결국 2002년 최초의 ‘개그맨 출신 프로골퍼’가 됐다. 그리고 마침내 2010년, 14년 만에 한 방송을 통해 복귀했다. 어떤 고비가 닥쳐도 자기만의 방법으로 역경을 헤엄쳐 나오는 칠전팔기의 사나이, 개그맨 최홍림의 일상을 만나본다.

데뷔 33년 만에 처음 맞이한 전성기라고 할 정도로 인지도도 쌓이고 사업도 자리를 잡던 시기에 최홍림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는다. 바로 말기 신부전증이라는 진단을 받게 된 것. 3년 전 처음 진단을 받을 땐 관리만 잘하면 10년도 쓸 수 있다던 신장 기능이 3년 만에 8%로 악화된 것이다.

어떤 질병보다 관리가 중요한 신부전증, 기러기 아빠로 지난 3년간 고군분투하느라 정작 자신의 건강은 돌보지 못한 것이다. 앞으로 치료를 받게 되면 제대로 경제활동을 할 수 없기에 최홍림은 자신이 아픈 것보다 가족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그는 최근 진행된 검사에서 신장 기능이 8% 남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지난 2월 14%가 남았다던 검사 결과와 비교했을 때 6개월 만에 무려 6%나 떨어졌다. 투석이나 이식수술로 신장 기능을 대신해야 할 상황이 온 것이다. 그런 최홍림에게 애타게 기다렸던 소식이 전해졌다. 누군가 신장을 공여해주겠다는 것.

그러나 최홍림은 기뻐할 수가 없다. 신장을 공여해주겠다는 이가 40년 가까이 연락을 끊고 지냈던 친형 최길림 씨이기 때문이다. 40여 년 전, 지독히도 가족들을 괴롭혔던 형이었다. 형은 어머니가 돈을 주지 않으면 애꿎은 홍림과 누나들을 두들겨 패곤 했다. 심지어는 돈을 주지 않는다고 집에 불을 지르고 집문서를 들고 도망가기도 했다. 형 때문에 집안은 조용할 날이 없었고, 이 모든 걸 보고 자란 최홍림에게 형은 ‘공포’ 그 자체였다.

그런 형이 “홍림이에게 그동안 해준 게 없으니 신장이라도 주고 싶다”며 동생에게 먼저 손을 내민 것이다. 그렇게 기다리던 이식 소식이 건만 최홍림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덥석 신장을 주겠다고 한 형이 고마우면서도 어릴 적 기억을 떠올리면 울컥 울컥 분노가 치솟는다. 맞았던 몸의 상처는 모두 아물었지만 마음에 남은 상처가 너무도 커 용서가 쉽지 않은 것이다. 애꿎은 형의 연락처가 적힌 종이만 폈다 접었다 하는 그다.

과연 최홍림은 어릴 시절의 상처를 딛고 형에게 연락할 수 있을까?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웠던 형이 내민 손을 이제는 잡을 수 있을 것인지, 40년의 미움을 뛰어넘는 형제의 뜨거운 화해와 용서의 여정이 오는 3일 ‘사람이 좋다’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사람이 좋다’ 최홍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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