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규 대표이사 “연매출 61억…바이오 헬스케어 이제 시작”

입력 2019-05-1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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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비 최재규 대표이사.

■ 헬스케어 스타트업 비비비 최재규 대표이사

기술력·자금 등 버티기 힘든 분야
한 미 유럽 등 동시에 인허가 진행
사람이 경쟁력…마이스터고 협약
무엇보다 엄격한 품질 유지가 중요

“나는 아직 미생입니다. 비비비도 아직 미생입니다.”

2014년 창업해 지난해 연매출 61억 원을 올린 헬스케어 스타트업 ‘비비비’의 최재규 대표이사는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비비비는 혈액 한 방울을 이용해 몸속 여러 물질을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해 제품으로 만들고 있는 회사다. 모바일 혈당측정기 ‘엘리마크’ 등을 대부분 B2B로 판매하고 있다. 모바일 암진단 장비이자 암·심혈관계 질환 현장검사 플랫폼인 ‘마크비(markB)’, 미세 자기장으로 뇌신경세포를 활성화하는 뇌기능 조절기기 ‘뉴로기어’는 상용화 직전에 있다.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한 시작점에 들어선 비비비의 최재규 대표이사를 만났다.


● 글로벌 시장을 노리다

- 스타트업이 하기에는 버거운 분야 같다.


“바이오 의료기기는 기술적인 난이도가 높다. 상용화를 위해서는 전통적인 제조업을 안고 가야 해 자금이 많이 든다. 체외진단 의료기기는 인허가 장벽도 높아 양산 준비를 끝내도 상용화까지 1∼3년이 걸린다. 버티기가 힘든 분야다.”


- 2015년 미항공우주국(NASA) 에임스연구센터에 실리콘밸리 오피스를 설립했는데.

“회사 설립 때부터 글로벌 시장을 생각해 미국 법인을 설립했다. R&D는 한국에서 하지만 임상, 정부지원 과제 등을 통해 미국시장에서 피보팅(Pivoting, 기존 사업 아이템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는 경영 전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NASA에서도 우주인 건강관리 제품과 모바일 헬스케어 서비스에 관심이 크다. 직접 제안서를 들고 찾아간 것이 계기가 됐다.”


- 글로벌 시장에 초점을 맞춘 이유는.

“더 많은 시장에서 고부가가치 효과를 내고, 사업 다각화를 위해서다. 식약처에 낸 제품 등록·허가를 미국·유럽·중국서도 동시에 진행한다. 마크비와 뉴로기어를 메인 비즈니스로 글로벌 전략을 적용하고 있다. 글로벌 유통사와 파트너십을 맺거나 직접 판매도 할 것이다.”


- 사업 확장이나 기업공개(IPO) 계획은.

“마크비, 뉴로기어 등은 제품 개발을 완료했고 인허가 과정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한 사이클이 돌았다고 생각한다. 먼저 R&D가 멈추면 안된다. 마크비는 바이오센서 플랫폼이라고 볼 수 있어 측정 가능한 물질을 계속 늘릴 것이다. 바이오 의료기기이기 때문에 100번 중에 한 번이라도 잘못 나오면 안된다. 일반 소비재보다도 품질 수준이 굉장히 높고 안정적이어야 한다. 이를 유지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IPO는 회사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경영 투명성을 갖춰 1∼2년 안에 준비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비비비 최재규 대표이사.


● R&D와 경쟁력 갖춘 인력이 성장동력

- 2005년 혈당측정 전문의료기기 회사 휴빛 창업 경험도 있다.


“IT 인프라가 충분한 때가 아니었고 벤처캐피탈 시장도 활성화되지 않아 10년 가까이 투자유치, M&A 등을 위해 뛰었다. 이 과정에서 무엇에 집중하고 어떻게 운영할지 경험이 쌓였다. 좋은 사람들과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비비비를 창업하는 계기로 이어졌다.”


- 바이오마이스터고등학교와 산학협력 협약을 체결했는데.

“바이오 업계는 인력풀이 약하다. 이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커리큘럼이 상당히 실무적이다. 인허가 프로세서 등 의료기기 R&D와 제조사들이 필요한 것을 학생들이 가지고 있다. 전문대졸 이상의 퍼포먼스를 낸다. 학생들은 사회생활 시작에 도움을 받고, 회사는 즉시 전력을 얻는 상생구조다. 지난해 첫 채용했는데, 매년 10명 내외로 채용할 계획이다.”


- 비비비의 성장동력은.

“우리는 연구소 위주로 운영한다. 제조 인프라도 있지만 R&D 위주의 운영체제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이 가장 큰 경쟁력이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바이오 각 팀에 최소 15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인력이 중심을 잡아 이것 자체로 경쟁력이 있다. 바이오는 좀더 도전적인 과제, IT는 헬스케어와 접목된 일들을 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직원들이 스스로 도전하고 재미를 느껴 잘되는 것 같다. 바이오 분야는 돈도 많이 들고 버티는 기간이 길다보니 다른 업체는 어쩔 수 없이 보수적으로 운영하고 아웃소싱을 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웬만한 것들은 자체적으로 해결한다. 이런 점이 제품에도 다르게 나타난다.”


-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창업하기 전엔 창업이 뭔지 모른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도전해 생존하는 기업이 많아졌으면 한다. 시도가 많으면 성공도 많아질 것이다. 확률이 낮아도 거침없이 시도하고, 실패하면 다시 해보는 문화가 됐으면 한다.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일조했으면 좋겠다. 주저하지 말라.”


● 최재규 대표


▲ 1995∼1997년 부산과학고 2년 수료
▲ 1997∼2005년 KAIST 전기전자공학과 학사
▲ 2008∼2010년 KAIST 바이오·뇌공학과 석사
▲ 2000년 3월∼2004년 3월 올메디쿠스(병역특례업체) 근무
▲ 2005∼2014년 6월 휴빛(현 녹십자메디스) 창업 및 초대 대표이사
▲ 2014년 10월 비비비 창립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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