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레나를 이루었으니 이제는 돔 공연에 도전할까요?’
5일 오후 2시. 일본 사이타마현 우라와구에 있는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만난 동방신기의 표정에는 자신감과 여유가 넘쳤다. 그들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의 두 번째 공연을 앞두고 있었지만 긴장감이나 초조함은 보이지 않았다.
이런 여유와 자신감을 갖는데 그들은 3년이 걸렸다. 3년 전 한국의 뜨거운 인기를 뒤로 하고 일본 시장에 신인의 자세로 도전, 지독한 노력을 기울인 끝에 거둔 성과였다. 이날 한국 취재진들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동방신기는 “낯선 땅에 와서 힘든 일도 있었지만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 밖에 없었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며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동방신기와의 일문일답
- 1월과 4월 오리콘 차트의 일간과 주간 차트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기분 좋운 건 한국 프로듀서와 스태프 분들이 만든 노래인 ‘퍼플 라인’으로 1위를 했다는 점이었다. ‘뷰티풀 유/천년연가’로 오리콘 위클리 1위를 했을 때는 이제 정말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 일본에 온 지 3년 만에 정상에 등극했는데.
“아직 정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3년 전 일본에 왔을 때 문화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고 그저 열심히 해야 했다는 생각뿐이었던 것 같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 선배 보아에게 조언을 들은 게 있나.
“보아 선배가 처음 일본에서 선구자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에 우리도 활동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것 같다. 그 부분에 대해서 감사드린다.”
- 일본에서 팬 층이 넒어졌나.
“우리 입으로 얘기하기 쑥스럽지만 공연을 해보면 팬 층이 넓어졌다는 걸 느낀다. 10대부터 70대까지 연령층에 관계없이 공연장을 찾아온다. 남자들도 우리 공연을 보러 온다.”
- 일본에서는 쟈니스 프로덕션 출신이 아니면 아이들 그룹으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쟈니스 소속 가수들 때문에 우리가 활동하기 어렵다는 소문도 들었다. 그러나 우리는 해야 할 프로모션은 다 했다. 차근차근 밟아오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그게 오해를 산 것 같다. 쟈니스 스타일의 음악 장르만 있는 게 아니다. 정말 많은 장르가 있고 그런 것들을 접하면서 많은 공부를 하게 된다. 너무나 많은 음악 스타일이 있고 각기 다른데 경쟁으로 바라보는 건 아닌 것 같다.”
- 일본 진출 후 3년 동안 과정 힘든 점은 없었는지.
“아무래도 일본어가 힘들었다. 일본어가 사람 잡더라.(웃음)”
- 현재 일본어 구사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는데 토크쇼에 나가 이야기할 정도는 된다. 통역 없이 일본어를 할 수 있는 게 가장 뿌듯하다.”
- 일본어를 누가 가장 잘 하나
“각자 강한 부분이 있다. 시아준수는 대답을 위트있게 하는 능력이 있다. 믹키유천은 짧고 명확하게 얘기한다. 특히 억양이 일본인에 가깝다고 한다. 영웅재중은 표현력이 좋다. 최강창민은 어법적으로 가장 정확한 일본어를 구사한다. 윤호는 리더다. 정중하게 말하고 이야기를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 동방신기를 왜 좋아한다고 생각하나.
“우리 음반에 재즈, 테크노, 발라드, R&B 등 다양한 장르의 곡이 있어 좋아해주는 것 같다. 어떤 사람은 이 곡을 좋아하고 다른 사람은 저 곡을 좋아한다. 그래서 팬 층이 넓어질 수 있었다.”
- 앞으로 목표는 뭔가.
“늘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더 큰 공연장에서 공연을 하고 싶다고 늘 말해왔다. 아레나에 입성을 했으니 이제 돔 공연을?(웃음) 꼭 이루고 싶은 꿈이다.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겠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