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초 남짓한 짧은 TV CF 속에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는 ‘스토리 마케팅’이 아웃도어 브랜드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청각장애를 딛고 자신만의 히말라야를 찾는 슈퍼모델 추아림의 도전스토리를 다룬 블랙야크의 CF 장면. 사진제공|블랙야크
잔잔한 감동 주는 인물·음악 전면에 세워
청각장애 극복 블랙야크 ‘추아림 편’ 호평
‘기황후 에필로그’ 제작 노스케이프도 인기
CF 업계 “스토리를 잡아야 매출 잡는다”
한국인들은 유독 이야기를 좋아하는 민족이다. 그러다 보니 소설도 영화도 드라마도 스토리가 약한 작품은 인정받기 어렵다. 심지어 음악이 중심인 뮤지컬에서조차 스토리가 빈약한 작품은 관객이 외면한다. 그런 점에서 요즘 아웃도어 광고시장에서 ‘스토리가 있는 CF’가 붐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이상할 것이 없다. 업계에서는 “스토리를 잡아야 매출도 잡는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드라마의 인기를 업고, 잔잔한 감동을 주는 인물을 앞세우고, 음악에 스토리를 입히는 등 다양한 ‘스토리 CF’들이 TV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 블랙야크만의 ‘야크멘터리’…청각장애 모델 추아림 편으로 감동
블랙야크는 ‘히말라야 오리지널’이라는 브랜드 철학을 갖고 있다. 그래서 CF도 히말라야가 배경인 경우가 많다. 올해도 전속모델인 조인성과 함께 보름에 걸쳐 히말라야에서 CF를 찍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콘셉트의 CF도 선보였다. 화려한 톱스타가 아닌 제각기 사연이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젊은 직장인 여성부터 위암을 극복하고 새 인생을 살고 있는 40대 남성까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이들이 CF에 등장한다.
첫 번째 주인공은 2013 SBS 슈퍼모델 블랙야크상을 받은 모델 추아림이다. 청각장애를 극복하고 자신만의 히말라야를 찾는 도전적인 모습을 담은 CF가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겨 주고 있다. 블랙야크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자신만의 스토리’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 블랙야크만의 ‘야크멘터리(블랙야크와 다큐멘터리의 합성어)’를 방영할 예정이다.
노스케이프 CF ‘기황후 에필로그’
● 기황후의 ‘타냥커플’, 650년 뒤에 다시 만나다
최근 장안의 화제가 됐던 51부작의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가 종영했다. ‘타냥커플’이라는 애칭을 얻을 정도로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하지원과 지창욱의 러브라인도 아쉽게 막을 내렸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기황후’의 마지막 회에 이어 공개된 한 영상이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덜어 주었다. ‘기황후 에필로그’라는 이름으로 공개된 이 영상은 매일 밤 꿈에서 같은 남자를 보게 되는 여자(하지원 분)와 우연히 보게 된 여자를 잊지 못하는 남자(지창욱 분)가 운명의 힘에 이끌려 결국 만나게 된다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이 영상은 하지원과 지창욱이 전속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케이프가 제작한 TV CF. TV CF에 이어 온라인으로 공개된 ‘기황후 에필로그’ 풀버전 영상이 네티즌 사이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영상 속에서 두 사람이 입은 의상에 대한 문의가 노스케이프 매장에 폭주했다는 후문이다.
‘기황후 에필로그’를 기획한 패션그룹 형지의 김희범 마케팅 본부장은 “TV광고는 ‘기황후’ 50회와 51회에 단 두 번 노출되었을 뿐이지만 호기심을 갖고 온라인으로 유입된 소비자들에 의해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큰 화제가 됐다”며 “흥미로운 스토리에 영상미, 음악을 더한 스토리 영상은 브랜드 인지도, 호감도 상승은 물론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제품출시를 기념해 뮤직드라마를 제작한 브랜드도 있다. 빈폴아웃도어는 봄철 주력상품인 바람막이 재킷을 출시하며 전속모델인 김수현과 수지가 출연한 뮤직드라마를 제작했다. 뮤직드라마에서 수지가 부른 ‘바람바람바람’ 음원, 정형돈과 가수 데프콘의 패러디버전 뮤직드라마, 3탄 페이크다큐 등을 차례로 공개해 네티즌 사이에서 큰 인기를 모았다.
특히 수지가 부른 ‘바람바람바람’은 가수 김범룡의 1985년 히트곡을 보사노바풍으로 리메이크한 곡으로 젊은 세대부터 장년층까지 효과적으로 브랜드와 제품을 알리는 데에 기여했다는 평이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3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