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선수’ 사격 김예지와 금지현의 각오…“아이의 기억에 남는 활약 펼치고파”

입력 2024-05-28 15: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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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현. 사진제공 | 경기도청 사격팀

금지현. 사진제공 | 경기도청 사격팀

‘엄마 선수’의 삶은 고달프다. 특히 대다수 시간을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보내는 국가대표가 되면, 일과 육아의 균형을 잡기 힘들어 아이를 향한 미안함을 달고 산다.

사격국가대표팀의 주축인 ‘엄마 선수’ 김예지(32)와 금지현(24)도 마찬가지다. 7월 2024파리올림픽을 앞두고 각각 딸 구민소 양(6)과 정서아 양(1)을 남편에게 맡겨두고 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아이의 기억 속에 멋진 엄마로 남고 싶다는 의지와 미안한 감정 모두를 안고 파리행을 준비 중이다. 김예지와 금지현은 “아이의 존재가 큰 동기부여”라고 입을 모았다.

사격대표팀은 파리올림픽에 14명의 선수를 출전시킨다. 이 중 여자선수가 9명인데, ‘엄마 선수’는 김예지와 금지현이 ‘유이’하다. 자연스레 대화의 주제가 육아인 경우가 많다. 어린 나이에 출산과 육아를 하느라 선수생활이 흔들릴 법도 했지만, “경기력이 출산과 육아 때문에 흔들린다고 말하는 것은 변명”이라고 말하는 공통점도 있다.

김예지는 “나는 출산 이후에도 경기력을 유지했다. 잠시 총을 내려놨을 때도, 육아로 힘들 때도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 것이 주효했다”고 출산 전후를 돌아봤다. 금지현도 “파리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2022년 이집트 카이로 세계선수권대회 개막 직전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며 “만삭이 될 때까지 계속 대회에 출전하자 주변에서 ‘아이가 불쌍하지도 않냐’는 말로 상처를 줘 울기도 했다. 그러나 좋은 선수가 돼 아이에게 많은 것을 해주고 싶다는 생각에 출산 3개월 만에 다시 총을 잡았다”고 밝혔다.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엄마 선수’로서 큰 관심을 받고 있지만, 김예지와 금지현은 자신들의 실력에 주목해달라고 강조한다. 여자 10m 공기권총과 25m 권총, 혼성권총단체전에 출전하는 김예지는 주 종목인 1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10m 공기소총에 출전하는 금지현도 울산여상 2학년이던 2017년부터 태극마크를 단 기대주다. 파리올림픽에서 사격대표팀의 목표인 금 1, 은 2, 동메달 1개를 이루기 위해선 이들이 앞장서줘야 한다.

김예지와 금지현은 최근 아제르바이잔 바쿠 월드컵에서 각각 25m 권총과 10m 공기소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기세를 끌어올렸다. 김예지와 금지현은 “아직 아이가 어려 엄마의 직업도 정확히 모른다. 그러나 금메달에 준하는 성적을 거둬 아이에게 엄마가 자랑스러운 올림피언이었다는 증거를 남기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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