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층 날씬해진 모습으로 새로운 작품 ‘시티홀’에 도전한 김선아.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한층 날씬해진 모습으로 새로운 작품 ‘시티홀’에 도전한 김선아. 6kg을 감량한 그녀는 ‘시티홀’ 속 주인공 신미래를 두고 “성장한 김삼순”이라고 칭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드라마‘시티홀’로컴백…살찌우고,못빼고,뺐다가,찌게됐고,다시뺀게‘나’
“몸무게는 내가 짊어져야할 숙명.”
‘배신감’. 김선아는 살빠진 자신을 두고 누군가 그렇게 말했다며 “하하”하고 특유의 시원한 웃음을 터트렸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는데 그녀는 “또 그 얘기네”라고 중얼거리며 몸무게의 변화를 통해 지난 몇 년을 설명했다. “찌우고, 못 빼고, 뺐다가, 찌게 됐고, 지금은 뺀” 그것은 ‘살의 역사’였다.
그녀가 살을 찌웠던 이유는 잘 알려진 대로 주연을 맡은 2005년 히트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때문이었다. 아직도 이 땅의 많은 노처녀를 대변하는 아이콘인 ‘김삼순’이 당시 신드롬으로 번지자 팬들과 CF계의 암묵적인 요청으로 김선아는 한동안 드라마에 출연할 때와 같은 체중을 유지해야 했다.
영화 ‘세븐데이즈’ 캐스팅을 전후로 ‘김삼순의 살들’과 작별을 선언한 게 2006년. 그러나 이듬해 출연이 무산되며 때 아닌 법정 송사로 이어졌다. 여기서 김선아는 새로운 사실을 털어놨다. 3년씩이나 이어진 법정 분쟁의 여파로 건강이 악화됐고 이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항생제’로 인해 살이 쪘다는 것.
그렇게 “얼굴이 부은 채로” 출연했던 작품이 지난 해 방영됐던 MBC 드라마 ‘밤이면, 밤마다’였다.
“솔직히 많이 힘들었어요. 사람들도 잘 안 만나게 됐고, 연애도 사실상 안한 것이니까…성격이 변하더라고요. 소심해졌다고 할까.”
29일 첫 선을 보이는 SBS 드라마 ‘시티홀’(극본 김은숙·연출 신우철)에서 그녀는 김삼순의 몸에서 정확히 6kg이 줄어든 예전의 김선아로 돌아온다. 그런데 그렇게 복귀했더니 날아온 게 ‘배신감’으로 표현되는 일부 팬들의 아쉬운 불만(?) 표시였다.
김선아는 이를 여배우로 사는 이상 “갖고 갈 수밖에 없는 숙명”이라고 했다. 체념보다는 성숙함이 녹아있는 표현이라고 느낀 것은 그녀가 새 드라마 ‘시티홀’에서 맡은 신미래 역을 “성장한 김삼순”이라고 설명하면서였다.
“삼순이가 늘 그 모습으로 살 이유는 없는 거잖아요. 인간 김선아를 포함해 ‘실은 큰 재미도, 잘 되는 것도 없는’ 김삼순에 공감하는 수많은 미혼녀들이 ‘더는 이렇게 살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듯이…신미래는 삼순이가 큰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하고 있어요.”
김선아는 또래의 여성들이 김삼순에게 ‘위안’을 받았다면, 신미래로 “희망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시티홀’에서 그녀는 10급 공무원에서 시장으로 거듭나는 ‘보통 여자의 성공 신화’를 그릴 예정이다.
“김삼순이 마음먹으면 살도 빼고, 성공도 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게 신미래에요. 김선아도 요즘 그런 희망을 갖고 자신과 싸우고 있습니다.”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