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최대어로 꼽히던 황동일의 트레이드가 기존 구단들의 큰 반발을 사고 있다.
프로배구 LIG 손해보험 그레이터스는 지난 12일 경기도 수원 인재니움 체육관에서 2008~2009 V 리그 미디어데이를 갖고 올 시즌 출사표를 밝혔다.
이 자리에 참석한 LIG의 박기원 감독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소식을 전했다. 우리캐피탈로부터 세터 황동일(22)을 받고 레프트 손석범(31)과 세터 이동엽(31), 그리고 올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안준찬(22)을 내주는 1대3 트레이드를 단행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세터 포지션에 약점을 보였던 LIG로서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최고의 트레이드를 단행한 셈이다. 국가대표 유망주 세터를 보완한 LIG는 단숨에 우승 후보로 부상했다.
그러나 다른 팀들은 이번 트레이드에 대해 매우 불쾌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트레이드 소식을 접한 한 프로팀 감독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말문을 연 그는 "기존 팀들이 드래프트를 양보한 이유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2009~2010시즌 V-리그 참가가 확정된 우리캐피탈은 지난 달 14일 열린 5기 3차 이사회에서 올 시즌 드래프트 1라운드 2~5순위를 보장받았다. 더불어 다음 시즌에도 신인 선수 4명을 우선 지명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이 같은 결정이 있기까지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신생팀 창단이라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기존 구단이 한 발짝씩 물러나면서 어렵게 합의점에 도달한 것이었다.
그는 "기존의 팀끼리의 트레이드는 당연히 있을 수 있다"라면서도 "하지만, 현재의 우리캐피탈은 아니다. 다른 팀에는 신인 선수도 못가게 하고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했다.
또 다른 구단의 감독은 "배은망덕한 행위"라며 강도높게 비난했다. 그는 "우리캐피탈이 배구를 할 의사가 있는지조차 모르겠다"고 격양된 모습을 보였다.
"드래프트전에 밑그림이 그려져 있지 않았느냐까지 생각해봤다"던 그는 "이러다가 다른 선수들도 다 내놓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던지기도 했다.
한국배구연맹(KOVO) 규정상 이번 트레이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신생팀이라는 이유만으로 유망주들을 대거 양보한 기존 구단으로서는 충분히 감정이 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프로배구 출범 후 첫 번째 선수간 트레이드인 이번 일에 대한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