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태극기 펄럭인 16강 성지 ‘포트 엘리자베스’

입력 2010-01-14 18:5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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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의 포트 엘리자베스는 한국 축구에 특별한 곳이다. 월드컵 조별 예선 그리스와의 1차전이 열리기 때문에 16강 진출의 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운명의 장소다. 이곳 주민들도 한국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듯 하다.

한국-그리스전이 포트 엘리자베스에서 열리는 첫 경기이기 때문인지 14일자 현지 신문은 한국의 입성을 대문짝만한 사진과 함께 스포츠면 톱으로 다뤘다. 월드컵 진출국 한국과 현지 프로팀인 베이 유나이티드 FC와 친선전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다.

월드컵 진출팀과의 경기에 상당한 자부심을 느낀다는 게 현지인의 설명이다. 게다가 최근 앙골라에서 터진 토고 팀에 대한 총격 테러를 언급하면서 “포트 엘리자베스는 안전하다”는 점을 유난히 강조한 점도 눈에 띈다.

최근 남아공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치안이다. 그런 탓인지, 안전에 상당한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이날 경기장 주변에는 기관총을 든 경찰들이 주변을 에워싸며 치안 불안에 대한 시각을 씻으려는 듯 했다.

대표팀 차량이 이동할 때도 무장 경찰들이 호위했다. 이곳 주민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현지인들은 “진짜 국가대표팀이 맞느냐”, “언제 떠나느냐” 등 루스텐버그나 요하네스버그와는 또 다른 축구에 대한 관심을 읽을 수 있다.

아나운서도 한국을 소개할 때 “안녕하세요”라는 한국말로 환영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수 백명의 중고생들이 동원됐다. 경기 1시간 전인 현지시간 오전 10시에는 아직 문을 열지 않은 탓인지 관중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 한국 취재진을 놀라게 했다. 몇몇 관중은 ‘안녕하세요’라고 쓴 종이쪽지를 들고 관중석에서 한국 선수단을 응원하기도 했고,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교민 수십 명도 태극기를 들고 본부석 맞은편에서 응원했다.

6월 12일 오후 8시30분 한국은 운명의 시간을 맞는다. 그날 뜨거운 함성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맛보기 위한 첫 발을 내디딘 셈이다.

포트 엘리자베스(남아공) |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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