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16연패 탈출 ‘바람개비’ 덕봤다

입력 2010-07-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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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는 보셨나요? KIA표 바람개비 골프채 KIA 이용규가 하체밸런스를 맞춰주는 바람개비 골프채를 들고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 효과는 만점이었다.

KIA가 이기던 날
황당 조범현감독 사퇴? 일부 팬 해프닝
비장 ‘바람개비 골프채’ 들고 독기 연습
웃음 한대화감독 “빨리 연패 탈출하세요”
환호 나지완 한방·이종범 통산 2000안타


디페딩 챔피언 KIA의 연패는 16에서 멈췄다. 전년도 우승팀의 사상 초유 16연패. 역대 최다기록 삼미의 1985년 18연패에 바짝 다가선, 악몽같았던 16연패였다. 그동안 에이스 윤석민과 주포 김상현이 부상으로 쓰러지는 등 온갖 악재가 가득했다. KIA가 연패 탈출에 성공한 9일 광주는 연패 기간의 시간을 압축한 듯 황당함과 긴장감, 비장함, 허탈한 웃음과 환호가 이어졌다.

○‘조범현 감독 사퇴’ 황당한 해프닝

8일 오전 광주 무등 경기장 내 KIA 구단 사무실은 갑자기 분주해졌다. 컴퓨터 모니터에는 ‘조범현 감독이 사퇴할 가능성이 높아 폭탄발언을 주목해야 한다’는 기사가 떠 있었다. 확인결과 한 라디오채널 정치부 기자가 아무런 사실 확인없이 이슈를 다루는 프로그램에서 일부 팬들의 요구를 그대로 전한 것 뿐이었다.

조범현 감독은 전날 잠실 두산전에서 16연패를 당한 후 일부 강하게 항의하는 팬들에게 직접 사과하며 마음속 깊이 연패탈출은 물론 4강권 도약을 다짐하고 있었다. 구단 역시 “아직 시즌을 포기하기는 이르다”며 선수단을 격려하고 있던 상황에서 나온 황당한 해프닝이었다.

○바람개비 골프스윙 연습기로 긴장감 날리다

타격연습을 앞두고 이건열 코치는 지난주 조심스럽게 시도해봤던 ‘바람개비 골프채’를 꺼내들었다. 바람개비 날개가 여러 개 달린 골프채로 스윙할 때는 자연스럽게 팔의 힘이 아닌 하체를 사용하게 된다. 나지완과 이종범은 열심히 이 채로 밸런스를 맞추며 이를 악물었다.

○정정당당한 승부 다짐한 한대화 감독

한화 한대화 감독은 구장에 도착하자마자 조 감독 방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동업자로서 연패에 대한 위로인사를 전했다. 한 감독은 “조 감독에게 3연전 선발투수를 다 말해줬다. 이번 주말 우리 팀 투수가 정말 없다. 조 감독이 그 때문인지 그나마 표정이 조금 좋아진 것 같다”고 웃었다. 예상 선발로테이션은 상대팀 감독이라면 이미 모두 파악하고 있는 정보다. 한 감독은 조 감독에게 “빨리 벗어나십시오”라고 위로하면서도 선발로테이션을 확인하며 변칙 없는 정정당당한 승부를 다짐한 것이다.

○나지완의 홈런과 이종범의 통산 2000안타

KIA는 3회초 양현종이 최진행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먼저 2점을 내줬다. 연패탈출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선취점이 중요한 순간이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더 컸다. 그러나 곧이어 4회말 나지완의 광주구장 그린몬스터를 넘기는 비거리 135m의 대형 중월 솔로홈런으로 동점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종범이 한일 통산 2000번째 안타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행운의 2루타에 김상훈의 적시타가 터지며 역전에 성공했다. 가장 중요한 순간 베테랑들이 힘을 내며 마침표를 찍은 16연패였다.

광주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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