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팬 집단 행동을 보는 시선들
롯데 로이스터 감독은 9일 사직 SK전을 앞두고 전날 잠실경기 뒤 구단 버스 이동을 방해한 일부 KIA 팬들의 집단행동에 대해 “지난해 디펜딩 챔피언인데다, 연패만 끊으면 바로 제 성적을 낼 수 있는 팀”이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이스터 감독은 “지난해 우승을 했던 똑같은 감독과 선수들”이라며 “연패에 빠져있지만 KIA는 4강에 충분히 갈 수 있는 전력을 갖고 있다. 더욱이 아직 7월 밖에 되지 않았다”면서 섣부른 일부 팬들의 행동에 부정적 시각을 내비쳤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선수단 버스의 이동경로가 확보되지 못한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팬들이 구단 버스를 가로막을 수 있다는 건 우리 구장 현실이 그만큼 열악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사실 메이저리그나 일본의 경우, 구단 버스가 팬들의 방해로 움직이지 못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SK 김성근 감독 역시 똑같은 문제점을 지적하며 “연패에 빠져 머리가 아플텐데, 감독이 모자까지 벗고 인사를 해야하느냐”면서 “팬들의 사랑은 고맙지만, 감독은 성적이 안 좋으면 옷을 벗고 물러나면 될 뿐이지 버스 앞에서 모자까지 벗고 사죄할 일은 없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롯데 이대호는 “팬들이 성적이 좋지 않을 때 버스를 가로막으면, 차에 타고 있는 선수들 마음은 그야말로 비참하다”고 옛 경험을 떠올렸다. “팀이 힘들수록 채찍보다 조용히 지켜봐주시는 게 선수들을 도와주시는 일”이라는 그는 “조범현 감독님께서 힘을 내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사직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