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프로야구 스타들

입력 2011-09-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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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 김상진(왼쪽)은 1999년 22세의 꽃다운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해태 초대 사령탑과 MBC 감독을 역임한 김동엽 감독(왼쪽에서 2번째)은 1997년에, 롯데 김명성 감독(오른쪽에서 2번째)은 2001년에 세상을 떠났다. 1983년 30승 신화를 쓴 재일교포 장명부(오른쪽)는 2005년 일본에서 숨진 채 발견돼 국내 팬들에게 충격을 던져주기도 했다. 스포츠동아 DB

큰 별들은 왜 이렇게 일찍 지는거야?
오늘은 그들을 생각하며 한잔 하자
야구계는 최근 일주일 사이에 2명의 큰 별을 잃었다. 지난 7일 ‘영원한 타격왕’ 장효조 삼성 2군감독이 눈을 감은 데 이어 14일에는 ‘영원한 에이스’ 최동원 전 한화 2군감독이 세상과 작별을 고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팬들에게 추억을 안긴 수많은 스타들 중 우리 곁을 떠난 이들을 살펴본다.


○떠나간 프로야구 감독들

프로야구 감독(감독 대행 포함) 출신 중 세상을 떠난 인물은 총 5명이다. 첫 번째는 서영무 삼성 초대 감독이었다. 1983년까지 삼성 감독을 지내다 1984년 OB 관리이사로 자리를 옮긴 그는 1985년 5월 11일 대구 출장 중에 숙소인 수성관광호텔에서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오랜 투병 끝에 1987년 53세의 젊은 나이에 눈을 감았다.

임신근은 1982년 삼성 플레잉코치로 입단한 뒤 해태, 태평양 코치로 활약하다 1988년 4월 23일 태평양 감독대행을 맡아 시즌 끝까지 지휘봉을 잡았다. 1990년 쌍방울 창단팀 수석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이어갔지만 1991년 9월 17일 전주 OB전을 앞두고 구단버스에서 갑자기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다 숨을 거뒀다. 해태 초대 사령탑 출신으로 MBC 감독을 역임한 ‘빨간장갑의 마술사’ 김동엽 감독은 1997년 동부이촌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001년 7월 롯데 김명성 감독은 경기가 없던 날 남해로 바다낚시를 떠났다가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고, 삶을 마감했다. 또한 ‘아시아의 철인’으로 통하던 박현식 삼미 초대 감독은 숙환으로 2005년 8월에 7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프로야구 원년 6개구단의 초대 감독 중 3명이 고인이 됐다.


○전설을 남긴 프로야구 1세대 스타들

1982년 3월 27일 원년 개막전에서 MBC 선발투수로 등판해 프로야구 출발을 알리는 최초의 공을 던진 이길환은 2007년 6월에 지병으로 사망했다. 원년 MBC 포수 김용운은 2005년 12월 교통사고로 숨을 거뒀다. 1983년 30승 신화를 쓴 재일교포 장명부는 2005년 4월 일본에서 자신이 운영하던 마작하우스에서 숨진 채 발견돼 야구계에 충격을 전했다.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 우승 멤버 중 하늘로 떠난 인물은 장효조 최동원을 포함해 심재원 김진우 김정수 조성옥 등 무려 6명. 역대 최고의 수비형 포수로 평가받는 심재원은 LG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다 1994년 5월에 폐암을 이기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1983년 롯데에 입단한 그는 1985년 김용운과 맞트레이드됐는데 운명처럼 둘 다 생을 마감했다. 김진우는 삼미∼청보∼MBC에서 공격형 포수로 활약했지만 은퇴 후 당뇨 등 합병증으로 고생하다 2008년 눈을 감았다. 김정수는 MBC 시절이던 1986년 11월, 병역특례 보충역 훈련을 마치고 김경표 안언학과 함께 승용차로 귀가하다 시내버스와 충돌해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당시 안언학과 함께 목숨을 건진 김경표는 1989년에 교통사고로 숨지는 운명을 겪었다. 롯데에서 선수생활을 마친 조성옥은 동의대 감독 시절인 2009년 7월에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사고와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해태의 기둥투수로 주목 받던 김대현은 1988년 승용차로 광주에서 서울로 이동하던 중 천안휴게소에 들어서는 순간 화물트럭을 들이받는 바람에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당시 조수석에 있던 이순철은 의자를 뒤로 젖히고 안전벨트를 매고 있어 화를 면했다.

휘문고 시절 공주고의 박찬호에게 3연타석 홈런을 날린 박정혁은 LG에서 은퇴한 뒤 개인사업을 하다 1999년 역시 교통사고로 숨을 거뒀고, ‘광속구 투수’로 롯데와 삼성에서 활약했던 박동희는 2007년 3월 부산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해태 김상진은 1999년 6월, 22세의 꽃다운 나이에 위암으로 운명을 달리해 팬들을 안타깝게 했고, 롯데 임수혁은 2000년 경기 도중 그라운드에 쓰러져 뇌사 판정을 받은 뒤 10년간 투병생활을 하다 2010년 2월에 하늘로 떠났다. 한화 진정필은 은퇴 후 아마추어 지도자생활을 하다 백혈병으로 2003년 7월에 숨을 거뒀다.


○스스로 생의 마감을 선택한 이들

이밖에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수단을 선택해 팬들을 충격에 빠뜨린 이들도 있다. 1984년 LA 올림픽 국가대표 출신의 김영신은 이듬해 OB에 입단했지만 프로에서 빛을 보지 못하다 1986년 한강에서 익사체로 발견됐다. 빙그레 2군투수였던 권근한은 1995년 음독자살, 해태 강타자 출신 이호성은 2008년 한강에 투신자살을 선택했다. 2004년 12월에는 현대 입단 예정이던 서울고 임효상이 한강에 몸을 던져 자살했다.

한편 2004년과 2005년 롯데에서 활약한 외국인선수 이시온(엔카르나시온)은 2005년 대만에서 뛰다 금지약물 과다복용으로 심장발작을 일으켜 숨지기도 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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