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에 침·바세린 묻히면 부정투구…반복땐 퇴장

입력 2012-06-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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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투구의 유형과 사례

1920년 8월 16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주전 유격수 레이 채프먼은 뉴욕 양키스 에이스인 칼 메이스의 투구에 얼굴(관자놀이)을 맞고 그 자리에서 쓰려졌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경기 도중 유일하게 공에 맞아 사망한 사건이다. 이로 인해 야구에는 여러 가지 변화를 불러왔다. 우선 지저분한 공은 타자가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항상 새 공을 사용하도록 규정이 바뀌었고, 모자를 착용하고 타석에 섰던 타자들에게 헬멧 착용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그리고 ‘스핏볼(Spitball)’은 금지투구의 대상이 됐다. 바로 메이스의 주무기가 스핏볼이었기 때문이다.

‘스핏볼’은 ‘침이나 바셀린 등을 발라 던지는 투구’다. 침을 공의 가족 표면에 묻히면 끈끈한 점성을 유지해 투구가 용이해진다. 변화구의 각이 더 커지고, 직구도 무브먼트가 좋아진다는 평가다. 채프먼이 사망할 당시만 해도 스핏볼은 ‘합법적 투구’였다. 스핏볼이 처음 금지될 당시 이미 스핏볼을 전문적으로 구사하던 17명의 투수가 강력하게 반발함에 따라 이들에 한해서만 은퇴할 때까지 스핏볼이 보장되는 타협안이 만들어졌다. 결국 벌라이 그림스가 1934년 은퇴하면서 메이저리그에선 스핏볼이 완전히 금지되기에 이르렀다.

현대야구에선 스핏볼 외에도 ▲샤인볼(shine ball-공을 유니폼이나 글러브 등에 마찰해 미끌거리게 한 공), ▲머드볼(mud ball-진흙을 묻힌 공), ▲에머리볼(emery bal-사포 등 날카로운 물질로 표면을 거칠게 만든 공) 등 초창기 메이저리그에서 허용되던 투구들이 모두 부정투구 대상으로 지정돼 있다. 야구규칙 8.02(a)에 따르면 이를 위반했을 경우 심판원은 ‘투구에 대해 볼을 선고하고 투수에게 경고하고 그 이유를 방송한다, 한 투수가 같은 경기에서 또 다시 반복하였을 경우 그 투수를 퇴장시킨다’고 돼 있다. 그러면서 ‘투수가 각 항을 위반했는지 여부는 심판원만이 결정한다’고 설명해놓고 있다. 즉, 심판이 보지 못하면 제재할 수 없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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