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 김바위 감동시킨 사위 전준우 태극마크

입력 2012-11-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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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우. 스포츠동아DB

현역시절 한번도 못해본 국가대표
사위 WBC 대표발탁으로 한 풀어


SK 김바위 전력분석원은 롯데 외야수 전준우(26·사진)가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비 엔트리에 포함될 가능성을 그 누구보다 높게 본 사람이다. 전준우가 사위여서 꼭 그렇게 희망사항을 집어넣은 것은 아니라고 했다. “나름대로 WBC 엔트리 후보를 추려봤는데, 우타 외야수가 꼭 필요하겠더라. 준우가 올해는 고전했어도 최근 몇 년간의 성적을 보면 뽑힐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예견이 적중한 것 같아 더욱 흐뭇하다.

사위는 13일 발탁 소식을 통보받은 직후 장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먼저 알고 있었지만, 막상 사위의 전화를 받으니 장인은 더 기뻤다. “내가 현역 시절 좌타 1루수였다. 포지션에 쟁쟁한 선수들이 많아서 국가대표에 한번도 뽑히지 못했다.” 사위 전준우 역시 건국대 3학년 때 친선경기 대표로 미국에 간 것이 태극마크 경력의 전부다. 이번 WBC 대표팀 발탁은 장인과 사위의 한을 사위가 동시에 풀어준 셈이다.

김 분석원의 딸 미경 씨는 6년간 전준우와 열애한 끝에 2011년 결혼했다. 처음 교제할 때만 해도 전준우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무명선수였다. 가뜩이나 운동선수 내조가 얼마나 힘든지를 알기에 더 망설였다. 그러나 딸의 안목과 전준우의 성실함을 믿었다.

올해 플레이오프에서 김 분석원은 사위의 약점을 파헤치는 임무를 맡았다. “남들은 안됐다고 하던데, 사실 나는 사위와 바둑을 두는 기분이었다”며 김 분석원은 웃었다. 이어 “WBC는 사위를 위해 분석을 해줄 수 있으면 해주고 싶다”고 기분 좋게 말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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