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의 최전성기를 이끌었던 명장 얼 위버(사진)가 향년 83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메이저리그(ML) 사무국은 20일 “위버 전 감독이 볼티모어 구단이 마련한 카리브해 크루즈 여행 도중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그는 현역 시절 ML에 발을 들여놓지 못했지만, 지도자로서는 승승장구했다. 1968년 38세의 젊은 나이에 볼티모어의 감독이 된 이후 17년 간(1968∼1982년, 1985∼1986년) 볼티모어에서만 아메리칸리그 우승 4회, 월드시리즈 우승 1회(1970년)를 기록했다. 1969∼1971년, 1979∼1980년에는 5번이나 시즌 100승 고지를 돌파하며 볼티모어를 당대 최강팀의 반열에 올려놓기도 했다.
위버는 사령탑으로 통산 1480승을 거둬 이 부문 22위에 올라있다. 승률(0.583)은 20세기 이후 10년 이상 감독직을 수행한 이들 중 5위다. 뛰어난 업적을 인정받은 그는 1996년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위버의 트레이드마크는 심판에 대한 강력한 항의였다. 통산 97차례나 퇴장을 당했다. 심지어 시범경기에서도 심판에게 항의하다 퇴장을 당한 적이 있다. 당시 심판이 “왜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덤비느냐”고 묻자 그는 “이것도 시즌을 위한 준비”라고 대응했다. “심판과 언쟁하는 것 역시 감독의 소임이다. 퇴장을 당하더라도 팀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1975년 플로리다 마이애미 스프링캠프에서 스피드건을 구속측정에 활용한 것 역시 그의 선구자적 업적이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