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서 11년을 기다렸다…박정준 고향서 인생역전

입력 2013-05-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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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 박정준. 스포츠동아DB

넥센서 NC로 이적 후 3할대 불방망이
“마지막이란 각오…죽기살기로 뛰겠다”


최근 KIA에서 SK로 이적한 김상현은 2009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뒤 “2군 선수들이 나를 보고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남겼다. 2012시즌 MVP 박병호(넥센)도 동아스포츠대상을 수상한 뒤 같은 말을 했다. 김상현은 2000년 해태 입단 후 2차례 이적과 9년, 박병호는 2005년 LG 입단 후 한번의 이적과 7년이라는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NC에는 김상현의 9년, 박병호의 7년보다 더 오랜 11년의 시간 동안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향해 뛰고 있는 박정준(29·사진)이 있다.

200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의 1차 지명을 받았다. 왼손 거포 유망주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1군보다 2군에 머문 시간이 더 많았다. 상무에서 돌아온 2009년 63경기에서 타율 0.285, 5홈런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롯데 타선에는 빈자리가 없었고, 2010년 1군 출장은 고작 2경기뿐이었다.

2011년 넥센으로 트레이드됐고, 2012년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352를 기록했다. 여전히 기회는 많지 않았지만, 멀리서 그를 유심히 지켜보는 시선이 있었다.

NC 김경문 감독은 2012년을 퓨처스리그에서 보내며 많은 선수를 관찰했다. 박정준도 그 중 하나였고, 결국 트레이드로 품에 안았다. 지난달 18일 NC로 이적한 박정준은 곧장 좌익수로 중용된 뒤로 3할 이상의 타율에 홈런 2개를 날리며 잠재력을 드러내고 있다. NC의 큰 고민이었던 외야 수비도 든든해졌다.

창원은 박정준의 고향이다. 그리웠던 곳에서 간절히 바라던 기회를 잡았다.

그는 “고향이 창원이라서 그런지 처음 프로팀이 생긴다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막연히 동경했다. 그래서 트레이드가 된 뒤 더 기쁘게 달려올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고향팀이라서 주위에서 ‘잘 됐다. 더 열심히 하라’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이제 정말 마지막이라는 각오다.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창원|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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