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플러스] ‘거인의 진격’ 이끄는 옥스프링의 6연승 반전 드라마

입력 2013-06-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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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옥스프링. 스포츠동아DB

시즌 4번째 등판까지 승리 없이 3패만 기록했다. 더 기막힌 것은 4경기에서 총 19이닝밖에 버티지 못했고, 18실점(14자책점)으로 방어율은 6.63이나 됐다. 스프링캠프에서 무릎을 다쳐 돌아간 스캇 리치몬드를 대신해 롯데가 대체 외국인선수로 영입한 크리스 옥스프링(36)의 성적이었다.

이 즈음, 야구 관계자들은 옥스프링의 퇴출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2008년 LG 시절 10승을 올린 성과는 있지만 벌써 5년 전의 일이라는 점, 그리고 이제 36세로 적지 않은 나이라는 점 등은 이런 성급한 결론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이후 옥스프링은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4월 25일 사직 SK전에서 7이닝 무실점 역투로 시즌 첫 승을 따내더니 불패투수로 변신했다.

옥스프링은 5월의 마지막 밤인 31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등판해 6.2이닝 동안 단 3개의 안타만 내준 채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10-0 완승을 이끌었다. 최근 7경기 등판에서 6연승 무패. 연전연패의 투수가 연전연승의 투수로 탈바꿈했다. 팀내 다승 단독 1위가 됐다. 기막힌 반전 드라마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옥스프링의 성공적인 변신에 대해 크게 2가지 변화를 주목했다. 우선 시즌 초반엔 오른손을 테이크백하는 동작에서 미리 몸이 앞쪽으로 쏠렸는데, 그러다보니 구위는 물론 컨트롤도 좋지 않았다는 설명이었다. 그 부분을 수정했더니 구위와 컨트롤이 좋아졌다. 둘째는 시즌 초반엔 투구습관이 상대팀에 노출됐는데, 그 약점을 보완했다.

옥스프링은 이날 투구수 108개를 기록했다. 최고구속 146km의 직구(45개)와 함께 커브(21), 슬라이더(34), 체인지업(1개), 투심패스트볼(7개) 등을 자유자재로 던지며 삼성 강타선을 요리했다. LG 시절을 포함해 국내 무대에서 삼성전에서는 7경기에 등판해 3승무패를 기록하게 됐다.
옥스프링의 호투 속에 거인은 4연승으로 진격했다. 전날 두산전에서 승리하며 48일 만에 4위로 올라선 롯데는 이날 패한 3위 KIA에도 0.5게임차로 따라붙었다. 타선도 폭발했다. 올 시즌 한 경기 최다안타인 16개의 안타를 대구구장에 수놓았다. 김대우는 2회 상대 선발투수 릭 밴덴헐크를 상대로 선제 결승 2점홈런을 날리는 등 2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했고, 손아섭은 5타수 3안타로 타율을 0.343으로 끌어올리며 타격 단독 1위로 도약했다.

옥스프링은 경기 후 “오늘은 직구, 변화구가 전반적으로 (강)민호가 요구하는 대로 잘 들어갔다. 좌우상하, 구속변화가 모두 좋았다. 내가 생각하던 구종과 민호가 생각하던 구종이 참 잘 맞아 좋은 피칭으로 이어진 것 같다”며 포수에게 공을 돌리면서 “타자들이 초반에 점수를 많이 뽑아줘 공격적으로 피칭할 수 있었다”며 타자들의 타선 폭발에도 고마움을 전했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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