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류제국. 스포츠동아DB
‘캡틴’의 책임감일까. LG 주장 류제국(33)이 올 시즌 최고의 피칭으로 위기에 빠진 마운드를 구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류제국은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SK전에 선발등판해 6.2이닝 동안 110개의 공을 던지며 3안타 3사사구 5탈삼진 1실점의 역투로 2-1 승리에 앞장서면서 시즌 2승째(4패)를 챙겼다. 올 시즌 최고 피칭이라 할만했다. 선발등판한 6경기 중 이날이 개인 최다이닝일 뿐 아니라 최다투구수, 최소피안타, 최소실점이었다.
무엇보다 최근 2연패에서 벗어나면서 팀에 희망을 안겼다는 점이 반가웠다. 4월 23일 고척 넥센전에서 3이닝 4실점, 7일 마산 NC전에서 4.1이닝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그러나 류제국은 “NC전에서 큰 것을 얻었다”며 오히려 고마워했다. 그동안 볼넷을 주지 않기 위해 소극적으로 던지면서 자신의 강점인 무브먼트를 살리지 못했다는 진단이었다. 제구에 너무 신경 쓰다보니 오히려 공이 몰리면서 장타를 허용했다는 것. 특히 홈런 3방을 허용한 덕분에 전력투구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나성범한테 홈런 2개를 맞았는데, 초구에 커브를 던지면 보통 타자들이 잘 치지 않는다. 나성범도 초구를 잘 안치는 스타일이라 별 생각 없이 던지다 홈런을 맞았다. 박석민한테도 무심코 가운데로 말려들어가는 공을 던지다 홈런을 맞았다. 오늘은 처음부터 끝까지 전력으로 던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최고구속은 144㎞. 올 시즌 직구 평균 구속은 그동안 130㎞ 후반에 머물렀는데, 올 시즌 최고의 구위를 선보였다. 이에 대해 그는 “난 원래 공이 빠른 투수가 아니라 무브먼트로 승부해야하는데, 그동안 소극적으로 던졌던 것 같다. 가지고 있는 공을 100% 못 던졌다. NC전에 홈런을 맞으면서 그때부터 전력투구를 하면서 오히려 잘 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투구수는 첫 등판인 4월 5일 광주 KIA전 99개였다. 이날 6회에 이미 100개가 넘어갔다(101구). 그런데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역투를 펼쳤다. 그는 “6회말에 타자들이 2점째를 뽑아 2-1이 되면서 나도 모르게 아드레날린이 나왔다”며 웃더니 “이동현 선배가 빠지면서 불펜이 힘든데 (우)규민이나 나나, 우리 선발투수들이 최대한 길게 가는 수밖에 없다. 그런 다음에 오늘처럼 (임)정우가 마무리를 하는 패턴으로 가야한다”며 선발투수로서 책임감을 드러냈다.
류제국은 주장으로서 부담감과 성적 스트레스가 겹쳐 지난달 호흡곤란과 알러지 증세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바 있다. 그는 “투수가, 특히 선발투수가 왜 주장을 잘 안하는지 알겠더라. 불펜투수는 오늘 못 던지면 내일 잘 던지면 되고, 야수도 오늘 못 치면 내일 잘 치면 되는데 선발투수는 한 번 못 던지면 5일 동안 내내 자책감에 시달린다. 그래서 더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 반대로 승리하면 앞으로 5일이 편하다. 그래서 계속 이기고 싶다”며 웃었다.
잠실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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