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린드블럼.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린드블럼은 2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와 원정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6이닝 5안타 1실점 호투로 팀의 7-2 대승을 이끌었다. 롯데는 시즌 78승(2무62패)째를 기록하며 준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향해 고삐를 조였다.
3위 싸움의 명운이 갈리는 중요한 승부처였던 만큼 롯데로서는 린드블럼의 호투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같은 시간 마산에서 열린 NC-넥센전에서 4위 NC가 승리를 거두고 롯데가 패할 경우 0.5게임차로 순위가 뒤집힐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를 앞두고 조원우 롯데 감독은 “선발 1+1 카드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 최근 린드블럼의 구위가 괜찮다.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져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린드블럼은 사령탑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1회 선두타자 노수광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한 뒤 최정에게 몸에 맞는 볼까지 내주며 어렵게 경기를 시작하는 듯 했지만, 정의윤을 삼진으로 솎아낸 뒤 3루를 훔치려던 노수광까지 잡아내며 위기를 탈출했다. 이후 세 타자로 아웃카운드를 채우며 2~4회를 안정적으로 지켰고, 5회에는 수비의 도움을 받아 한 번 더 실점을 막았다. 5회 대타 김동엽에게 내준 솔로포가 유일한 흠이었지만, 장소가 ‘홈런공장’이라 불리는 SK의 홈구장인 것을 고려했을 때 선방한 수준이었다. 6회까지 투구수 98구, 4회를 제외하고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긴 했지만 위기관리능력이 돋보였다. 최고구속 시속 148km의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포크, 투심을 섞어 던지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미국에서 불펜 투수로 올 시즌을 준비했던 린드블럼은 KBO리그 복귀 후 3경기에서 12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치며 우려를 자아냈다. 그러나 적응을 마친 9월부터는 ‘린동원’의 모습을 다시 보여주고 있다. 지난 2일 한화전부터 9월에 등판한 5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고, 선발 3승을 거두며 시즌 5승째까지 수확했다.
2015시즌 린드블럼은 이닝왕 타이틀(210이닝)을 따냈던 리그 대표 이닝이터였다. 올 시즌 후반기 접전이 거듭되는 상황에서도 불펜의 힘을 지킬 수 있었던 건 이닝 소화력을 되찾은 린드블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인천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