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건설 양효진. 스포츠동아DB
“감독님도, 선수들도 엄청 걱정했죠.”
현대건설 전력은 2021~2022시즌과 똑같다. 정규리그 1위 전력이 모두 남았다. 올 시즌에도 강력한 1위 후보로 꼽히는 이유다. 그러나 속사정은 달랐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52)은 걱정이 앞섰다. 전력은 그대로여도 완전체로 연습할 기회가 적었다. 주축 선수로 큰 미들블로커(센터) 이다현(21)과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황민경(32), 리베로 김연견(29)은 2022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여자선수권대회 대표팀에 발탁됐고,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윤은 왼쪽 종아리 피로골절로 개막 직전에야 공을 만지기 시작했다.
정규리그 개막을 불과 3주 앞둔 9월, 강 감독은 “모두 모여 연습하지 못해 불안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시즌 준비가 생각대로 되진 않고 있다”며 “지난 시즌에 앞서선 나도, 선수들도 나름의 확신이 있었지만, 이번엔 상황이 꽤 달라져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당시 예정된 연습경기도 3차례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강 감독으로선 “선수단에는 큰 변화가 없으니 결국 지난 시즌에 보여준 경기력을 다시 끄집어내는 작업이 중요한데, 복귀 선수들의 컨디션 조율과 기존 선수들 사이 호흡이 관건”이라고 바랄 뿐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강 감독의 걱정은 기우가 된 듯하다. 현대건설의 경기력은 바뀌지 않은 선수단 구성처럼 여전했다. 10월 22일 수원에서 펼쳐진 개막전에선 지난 시즌 대항마였던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현대건설은 1라운드 6전 전승을 거둔 뒤 2라운드까지도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달 30일에는 KGC인삼공사전 승리로 V리그 남녀부 통산 홈 최다연승 기록을 21경기(2021년 10월 17일 수원 IBK기업은행전~)로 늘렸다. 종전 최다기록은 남자부 삼성화재가 남긴 18연승(2006~2007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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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에게도 놀랍고 신기한 결과다. 미들블로커 양효진(33)은 “감독님이 많이 걱정하셨다. 겉으론 티내지 않아도 참 세심하시다. 감독님과 우리가 바라는 이상이 같다. 그 이상적 배구를 하기 위해선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 과정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선수들도 엄청 걱정했던 시즌이다. 완벽할 순 없겠지만,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도 호흡이 맞아떨어지는 느낌이 이전보다 덜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대건설에는 긴 시간 다져온 팀워크가 있었다. 양효진은 “지난 시즌에 만들어놓은 무언가가 나온 것 같다. 감독님도, 우리도 개막 직전까지 참 많이 걱정했지만, 시즌에 들어가니 ‘우리가 오랜 시간 맞춰온 호흡이란 것이 있었구나’라고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모든 선수가 서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너무도 잘 안다. 코트 안에 있는 선수들뿐만 아니라 웜업존에 있는 선수들도 제 역할을 안다. 그 점이 크다”고 돌아봤다.
지키는 일만 남았다. 양효진은 “시즌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지금 1위지만, 이제 갓 2라운드를 마칠 즈음이다. 구성원 모두가 다치지 않고 컨디션도 잘 관리해 지금 이 호흡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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