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자존심 지키던 박세웅-김광현, 누구도 예상 못 한 ERA 최하위 경쟁

입력 2024-08-20 15: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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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A 부문 하위권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SSG 김광현(왼쪽)과 롯데 박세웅. 스포츠동아DB

ERA 부문 하위권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SSG 김광현(왼쪽)과 롯데 박세웅. 스포츠동아DB


한국야구국가대표팀의 자존심을 지켰던 에이스 김광현(36·SSG 랜더스)과 박세웅(29·롯데 자이언츠)이 평균자책점(ERA) 부문에서 어울리지 않는 성적에 머물고 있다.

김광현, 박세웅은 규정이닝을 채운 리그 전체 투수 18명 중 각각 17, 18위다. 당초 최하위에 머물던 김광현(24경기·5.34)이 박세웅(23경기·5.39)보다 최근 한 경기를 더 치르며 순위가 뒤바뀌었다. 선발등판 기록이 있는 리그 전체 투수 50명 중 규정이닝을 채운 선수는 둘을 포함해 8명에 불과하다. 물론 이닝 소화에 대한 책임감은 인정받아야 할 일이다. 그러나 ERA 부문 최하위 싸움은 분명 둘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일이다.

물론 ERA는 야수의 도움도 뒷받침돼야만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는 지표다. 그런데 수비무관평균자책점(FIP)으로 봐도 김광현(5.14)과 박세웅(4.17) 모두 뛰어났다곤 보기 어렵다. FIP는 투수의 책임이 큰 볼넷, 삼진, 홈런을 바탕으로 계산하는 지표다. 규정이닝을 채운 18명 중에서도 박세웅은 14위, 김광현은 18위다. 물론 FIP보다 ERA가 크게 낮은 박세웅의 경우 김광현보다 수비 도움이 좀 더 저조했을 수 있다.

둘의 부진을 예상하긴 어려웠다. 지난해 대표팀에서 은퇴한 김광현에게 올 시즌은 오롯이 소속팀 SSG의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는 해이기도 했다. 박세웅은 2020도쿄올림픽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붕괴 속에서도 군계일학과 같은 투수였다. 2022항저우아시안게임에선 젊어진 대표팀의 구심점이기도 했다. 이에 피로 누적에 대한 우려도 뒤따르긴 했으나, 박세웅이 정규시즌에도 여세를 몰아 활약할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았다.

그래도 시즌이 끝난 게 아니다. 팀의 순위 싸움과 내년을 위해서라도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마침 둘 다 최근 등판에서 나쁘지 않은 투구를 보여주기도 했다. 김광현은 17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에서 6이닝 5실점했으나 자책점은 3점에 불과했다. 제구 난조에 애를 먹던 이전 등판과 달리 4사구도 1개밖에 없었다. 박세웅 역시 계기를 마련했다. 1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선 5.2이닝 4실점에 그쳤지만, 손호영의 글러브에 공이 끼는 불운이 아니었다면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도 노려볼 만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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