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김원중. 스포츠동아 DB
김원중(31)은 롯데 자이언츠의 마무리투수다. 처음 뒷문을 책임진 2020년부터 올해까지 4차례나 한 시즌 50경기 이상 마운드에 오르며 입지를 확실히 다졌다.
마무리투수는 멘탈이 기량만큼 중요한 자리다. 자신이 마지막 투수라는 중압감을 이겨내야만 팀의 승리를 지킬 수 있다. 마무리투수의 블론세이브에 따른 역전패가 엄청난 후유증을 수반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김원중 역시 올 시즌 6차례 블론세이브를 경험했고, 그에 따른 비난을 무수히 받았다.
그래서 마음을 다스리는 기술은 마무리투수가 반드시 챙겨야 할 덕목이다. 그 방식은 각기 다르다. 김원중은 컴퓨터 게임(리그 오브 레전드)을 통해 스트레스를 푼다. 지나치게 게임에 빠지면 문제가 되겠지만, 잡념을 버리기 위한 단시간의 게임은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 음주, 폭식 등처럼 신체에 무리를 가하지 않기에 오히려 건전한 취미라는 시각도 있다. 김원중은 “경기 끝나고 밥을 먹고, 게임을 한두 판 하면서 마음을 정리한다”며 “다른 생각들이 안 나게끔 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게임 서버에 자주 접속하다 보니 김원중의 계정을 알고 있는 팬들이 그의 게임 패턴을 분석하기도 한다. 경기 내용이 좋지 않은 날 게임에 접속하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팬들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김원중은 “(게임을) 되게 잘한다고 얘기하겠네요”라고 유쾌하게 말했다.
게임을 좋아하지만, 그 결과에는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는다. 게임은 야구를 하며 쌓인 잡념을 지우기 위한 일종의 루틴이기 때문이다. 김원중은 “게임을 하는 동안 야구에 관한 생각을 잊을 수 있지 않나. 그게 취미생활”이라며 “좋지 않은 시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잡생각을 많이 줄이기 위해 게임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혼자 있을 때 게임으로 스트레스를 푼다면, 야구장에선 김태형 롯데 감독의 조언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다. 강력한 카리스마가 트레이드마크인 김 감독은 선수의 승부욕을 이끌어내는 데도 탁월한 기술을 지녔다. 김원중은 “감독님이 센 이미지라고 생각하면 그럴 수 있는데, 요소요소에 내가 놓칠 수 있는 부분들을 강하게 말씀해주시니 정신이 번쩍 든다“며 “위기 상황에서도 ‘우리 모두 널 보고 있는데, 네가 흔들리면 안 된다’고 말씀하신다. 나도, 감독님도 피하는 것을 안 좋아하는 스타일이니 이게 맞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