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퍼드 김지수(오른쪽)가 28일(한국시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턴과 2024~2025시즌 EPL 18라운드 원정경기에 교체 출전했다. 김지수의 EPL 데뷔전이었다. 사진출처|브렌트퍼드 SNS
브렌트퍼드 중앙수비수 김지수(20)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데뷔전을 치렀다. 28일(한국시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브라이턴과 2024~2025시즌 EPL 18라운드 원정경기 후반 33분 교체로 투입됐다.
브렌트퍼드 수비수들의 줄부상 여파가 컸다. 최근 크리스토퍼 아예르(노르웨이), 이선 피노크(자메이카) 등 주축 수비수들이 잇따라 다친 가운데 이날은 벤 미(잉글랜드)마저 경기 도중 부상을 당해 벤치에 있던 김지수에게 차례가 왔다. 김지수는 패스 성공률 67%, 볼 터치 8회, 걷어내기 2회, 반칙 1회를 기록하며 짧은 시간에도 제 역할을 했다. 경기는 0-0 무승부로 끝났고, 브렌트퍼드는 6경기 만에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김지수는 여러 역사를 썼다. 한국 센터백으로는 최초로 EPL 무대를 밟았다. 여태껏 EPL에서 한국 선수들의 포지션은 박지성, 기성용, 손흥민 등 사례에서 보듯 중원과 전방이 주를 이뤘다. 또 수비 역할로도 이영표, 윤석영처럼 측면에 국한됐다. 김지수는 또 20세 4일의 나이로 한국인 최연소로 EPL에 데뷔했다. 종전 기록 보유자는 선덜랜드 소속이었던 지동원의 20세 3개월이다.
지난해 6월 K리그2 성남FC를 떠나 브렌트퍼드에 입단한 김지수는 첫 시즌 대부분을 B팀(2군)에서 보냈고, 올여름 1군으로 승격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토마스 프랭크 감독(덴마크)은 김지수를 4차례 연습경기에 내보내며 경험을 쌓게 했다.
천천히 기회를 잡아가고 있다. 9월 17일 레이턴 오리엔트와 카라바오컵 3라운드 홈경기에 교체로 출전해 1군 첫 경기를 치렀고, 이후 EPL에서도 꾸준히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결국 이날 EPL에 선을 보인 그는 경기 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길고 긴 시간, 멀고 먼 길이었다. 이 순간만을 꿈꾸며 지금까지 땀을 흘렸다.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제 선발출전을 바라본다. 글로벌 스포츠매체 ESPN은 “브렌트퍼드의 부상자는 11명에 달한다”며 내년 1월 2일 브렌트퍼드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릴 브렌트퍼드-아스널의 EPL 19라운드에 김지수가 선발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지수의 성장은 국가대표팀에도 희소식이다. 지난해 8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독일) 체제에서 A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그는 올해 초 2023카타르아시안컵 명단에도 포함됐다. 아직 대표팀 출전 경력은 없지만, 지금의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대선배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뒤를 이을 수 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