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여자배구와 V리그 여자부를 대표하는 전설적 리베로 김해란. 사진제공|KOVO
한국여자배구와 V리그 여자부를 대표하는 전설적 리베로 김해란(41)이 코트에서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다.
흥국생명은 “9일 페퍼저축은행과 홈경기가 끝나고 김해란이 은퇴식을 갖는다”며 “그동안 배구 인생과 마지막 순간을 기념하고 축하하기 위해 은퇴식을 마련했다. 한 시대를 주름잡은 리베로가 팬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시간”이라고 밝혔다. 2002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5순위로 한국도로공사의 지명을 받고 데뷔했던 김해란은 2023~2024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바 있다.
김해란은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굵직한 발자국을 여럿 남겼다. 도로공사(2002~2014년)에 이어 KGC인삼공사(현 정관장·2014~2017년), 흥국생명(2017~2024년) 등 3개 팀에서 수많은 ‘최초’ 역사를 만들었다. 2015~2016시즌 여자부 최초 1만 수비(리시브 정확+디그 성공)에 이어 통산 1만6118 수비를 기록했다. 수비상 수상 횟수 또한 3회(2007~2008, 2008~2009, 2011~2012시즌)에 이른다.
또 한국여자배구를 대표해 많은 후배에게 본보기가 됐다. 2012런던올림픽 4강 진출에 앞장섰고, 2020도쿄올림픽 예선에서 3회 연속 본선 진출에 힘을 보탰다. 2021~2022시즌 출산을 위해 잠시 코트를 떠났다가 2022~2023시즌 출산 직후 복귀해 35경기를 모두 뛰는 등 다시 한번 전성기를 일궜다. 흥국생명은 “김해란은 흥국생명뿐만 아니고 한국여자배구 역사에서 가장 큰 족적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선수 생활 막판 무릎 통증을 안고 뛴 김해란은 결국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결심했다. 흥국생명은 그 뜻을 존중해 은퇴를 받아들이고, 은퇴 이후 수술과 지원을 약속했다. 당시 구단은 “김해란이 건강하게 지내도록 은퇴 후 수술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새로운 배구 인생을 준비하도록 다방면에서 돕겠다”고 밝혔다. 김해란은 “마지막 순간까지 코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며 “지금까지 많은 팬에게서 사랑받는 리베로 김해란으로 살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