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R 54홀 포기’ LIV 골프, 내년부터 4R 72홀 대회로 진행

브라이슨 디섐보(왼쪽에서 두번째)가 지난 5월 인천에서 열린 LIIV 골프 코리아에서 우승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인천 | 뉴시

LIV 골프가 ‘3R 56홀’을 포기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의 차별화를 내세우며 핵심 전략으로 삼았던 3R 56홀 진행 방식을 바꾸기로 한 것은 스스로 실패를 인정한 꼴이다.

LIV 골프는 5일(한국시간) “리그 성장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2026시즌에는 모든 대회를 4라운드 72홀로 진행한다”며 “이는 팬들에게 더 많은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한 LIV 골프의 글로벌 성장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상은 패착을 뒤늦게 바로 잡았다고 봐야 한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막강한 오일머니를 앞세워 2022년 출범한 LIV 골프는 올해까지 3라운드 대회를 고집해왔다. 하지만 출범 이후 세계랭킹 포인트를 받지 못했고, 4라운드가 아닌 3라운드 대회 진행이 결정적 이유 중 하나로 지적돼왔다.

LIV 소속 선수들은 세계랭킹 포인트를 받지 못해 메이저대회 출전에 어려움을 겪었고 일부 선수들은 세계랭킹 포인트 획득을 위해 DP 월드투어나 아시안 투어 대회에도 나서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지난 5월 인천에서 열린 LIV 골프 코리아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모든 사람이 메이저대회에서 세계 최고 선수들이 경쟁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며 이번 조치로 LIV 골프가 세계 랭킹 포인트를 받게 되기를 기대했다. 욘 람(스페인)은 “이번 결정은 리그와 선수 모두를 위한 것”이라며 “72홀 확대는 경쟁을 강화하고, 최고 수준에서 기량을 더욱 발전시킬 기회”라고 평가했다.

LIV 골프 2026시즌 개막전은 내년 2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