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황승빈이 16일 대한항공과 원정경기서 동료 공격수에게 공을 띄워주고 있다. 사진제공|KOVO

현대캐피탈 황승빈이 16일 대한항공과 원정경기서 동료 공격수에게 공을 띄워주고 있다. 사진제공|KOVO



4월 대한항공과 V리그 챔피언결정전 1차전 홈경기서 손뼉을 마주치는 현대캐피탈 황승빈(왼쪽)과 필립 블랑 감독. 사진제공|KOVO

4월 대한항공과 V리그 챔피언결정전 1차전 홈경기서 손뼉을 마주치는 현대캐피탈 황승빈(왼쪽)과 필립 블랑 감독. 사진제공|KOVO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65·프랑스)은 주전 세터 황승빈(33)의 복귀를 반겼다. 다만 반가움과 함께 우려도 공존했다. 긴 공백으로 인해 경기 체력이 아직 완전히 올라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황승빈은 16일 대한항공과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원정경기서 부상 복귀전을 치렀다. 10월 29일 한국전력과 원정경기 도중 팀 동료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즈(등록명 레오·쿠바)와 충돌하며 왼쪽 어깨를 다친 이후 처음 나선 실전이었다. 근육 미세 손상 진단을 받아 수술은 피했지만, 재활에 매달리며 7주 가까이 전열에서 이탈했다.

블랑 감독은 경기 전 “(황승빈은) 재활을 열심히 했고, 복귀 의지도 강했다. 오늘 엔트리에 돌아왔다. 의무팀에도 감사하다”면서도 “다만 걱정되는 건 경기 체력”이라고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블랑 감독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황승빈은 선발 세터로 나서 83개의 세트 중 45개를 성공시키며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집중력이 떨어지며 흔들렸다. 3세트 들어 세트가 흔들리자 범실이 늘어났고, 결국 뒷심에서 밀리며 세트스코어 0-3 패배를 떠안았다.

블랑 감독은 “황승빈이 7주 정도 공백이 있다 보니 경기 리듬이 부족했다. 경기 흐름을 읽는 부분이 예전 같지 않았다”며 경기 감각 회복의 필요성을 짚었다. 그러면서도 블랑 감독은 “황승빈이 돌아오면서 공격 분배가 다양해진 건 긍정적”이라며 복귀 효과를 평가했다.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은 황승빈은 곧장 주전 세터로 자리 잡으며 정규리그, 컵대회, 챔피언결정전을 모두 제패하는 구단 최초의 ‘트레블’ 달성에 핵심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부상으로 4경기 출전에 그쳐 기량을 펼칠 기회가 적었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2위 현대캐피탈(8승6패·승점 26)은 선두 대한항공(12승2패·승점 34)과의 격차가 다소 벌어진 상황이다. 황승빈이 하루빨리 공격수들과의 호흡을 끌어올리는 것이 관건이다. 블랑 감독은 “황승빈의 경기 체력과 감각만 회복된다면 곧 좋은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그의 반등이 선두 추격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