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희. 스포츠동아DB
성형 파문 징계도
신혼의 달콤함도
그녀를 막지 못했다
멈추지 않는 도전, 그것이 노메달이어도…
4년전 설욕 나선 남현희, 女 펜싱 플뢰레 4위가 빛나는 이유
이탈리아 강세 속 준결승전 허무 탈락
3·4위전 베잘리엔 1초 남기고 역전패
4년을 벼르고 별렀던 상대. 그러나 원하지도 않았던 무대. 결승이 아닌 3,4위전이었다. 유종의 미를 거두리라 다짐했지만 승리의 여신은 이번에도 고개를 돌렸다.
남현희(31·성남시청)가 마지막 1초를 버티지 못하고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남현희는 2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엑셀 런던 사우스 아레나1에서 열린 펜싱 여자 플뢰레 준결승과 3,4위전에서 엘리사 디 프란시스카와 발렌티나 베잘리(이상 이탈리아)에게 연달아 패해 4위에 머물렀다.
4년 전과 똑 같았다. 남현희는 2008베이징올림픽 결승에서 종료 4초를 남기고 유효타를 허용해 베잘리에게 금메달을 내줬다.
4년을 기다린 남현희의 준결승 상대는 디 프란시스카. 3세트 초반 9-5로 앞섰다. 그러나 방심했을까. 막판 공세에 밀려 10-10 동점을 내주고 연장에 돌입했다. 누구든 점수를 내는 쪽이 승리하는 서든데스 연장전에서 디 프란시스카의 유효타가 선언됐다. 허무한 탈락. 남현희는 한 동안 경기장을 떠나지 못했다. 이어 벌어진 두 번째 준결승에서 4연패를 노리던 베잘리가 의외의 패배를 당했다.
두 선수는 4년 만에 얄궂게도 3,4위전에서 다시 맞붙었다.
남현희는 4-6으로 뒤지다가 환상적인 찌르기 공격으로 분위기를 반전했다. 5점을 연달아 따냈다. 종료 22초를 남기고 12-8. 그러나 거짓말 같은 일이 또 벌어졌다. 이탈리아 관중들의 일방적 응원을 등에 업은 베잘리가 연속 공격에 성공했다. 1초를 남기고 결국 12-12 동점을 허용했다. 다시 연장전. 남현희와 베잘리는 동시 공격을 펼쳤으나 베잘리의 점수가 인정됐다. 남현희는 굳은 표정으로 아무 말 없이 숙소로 돌아간 반면 베잘리는 눈물을 흘리며 금보다 값진 동메달의 감격을 즐겼다.
런던(영국)|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