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강원FC)
고된 훈련과 부담감을 이겨내고 결국 자신이 꿈꾸던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오른 그의 강한 의지를 바라보며 슬럼프를 극복하고 있는 것이다.
축구선수 중에는 '괴물' 김영후(28.강원)가 김연아의 선전에 힘을 얻었다. 김영후는 지난해 30경기에서 13골 8어시스트를 기록, 리그 공격포인트 전체 1위를 차지하며 평생에 단 한 번 밖에 받을 수 없다는 신인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김영후는 지난 2월 개막한 K-리그에서 4경기 연속 단 한 개의 공격포인트도 기록하지 못했다. '2년차 징크스', '신인왕 징크스'에 시달리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김영후는 지난달 전남과 리그 5라운드에서 해트트릭(3골)을 폭발시키며 팀의 시즌 첫 승을 이끌었다.
뒤늦게 골 부담감을 떨쳐낸 김영후는 구단을 통해 "김연아의 아름다운 점프 뒤에는 수없이 넘어지는 아픔과 무수히 흘린 땀방울이 있었을 것"이라며 "전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부담 속에서도 당당히 자신의 꿈을 이룬 김연아의 모습을 보며 나 역시 경기 하나 하나에 집중하고 결과에 좌절해서는 안되겠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김연아의 연기에 자극을 받은 선수는 비단 김영후 만은 아니다. 지난해 11월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로 이적한 김태균(28)은 시범경기 초반 6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일본야구의 높은 벽을 실감하는 듯 했다.
그러나 김태균은 나고야의 한국 음식점에서 TV로 김연아의 금메달 연기 장면을 재방송으로 지켜보다 먹고 있던 국물 음식을 흘릴 정도로 매료됐다고 밝힌 바 있다.
지바 롯데 김태균-‘마린 보이’ 박태환. 스포츠동아DB
김태균은 "어린 나이에 엄청난 중압감을 느꼈을텐데 이를 이겨내고 금메달을 딴 장면에서 연아의 강심장에 놀랐다. 그의 용기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김태균은 다음날 시범경기부터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해결사로 활약하고 있다.
'마린보이' 박태환에게도 김연아의 금메달이 더없이 좋은 자극제가 됐다. 박태환은 2008 베이징올림픽 400m에서 금메달, 800m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세계 수영 강자로 우뚝 섰지만, 이듬해 세계선수권에서 예선 탈락하며 충격에 빠졌다.
하지만 박태환은 완벽 연기로 금메달을 목에 건 김연아를 보고 마음을 다잡았다. 이는 3월 호주 전지훈련 기간 중 출전한 대회에서 3관왕의 성과로 나타났다.
당시 박태환은 "김연아는 많은 훈련을 했으니까 그만큼 멋진 경기를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 나 또한 김연아를 보면서 감동했다. 본받을 점은 본받아 나도 열심히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