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은은 지난 23일 하루 동안 35홀 플레이(전날 1홀 플레이)를 했다.
전날 치러질 1라운드가 짙은 안개로 지연되면서 어쩔 수 없이 하루 동안 1,2라운드를 돌아야했다. 새벽 4시 반부터 일어나 대회 준비를 했지만 피곤함과 가벼운 허리 부상, 강한 바람을 동반한 궂은 날씨, 심리적인 부담감 등이 겹쳐 성적이 좋지 못했다.
결국 6오버파 150타를 친 양용은은 예선을 통과하지 못하고 일찍 짐을 쌌다. 오랜만에 고향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승으로 팬들에게 보답하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최악의 결과에 그의 마음도 무거웠다.
이런 마음을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양용은은 평소에도 자신의 트위터에 일과와 경기 후 소감 등을 전달하는 트위터 마니아다. 물론 자신이 직접 쓰고 관리하는 건 아니다. 매니지먼트사 IMG에서 그의 트위터를 관리해준다.
그러나 작성된 글은 모두 양용은이 직접 한 말이다.
그는 24일 “고국에 와서 멋진 모습 보여드리려고 했는데, 죄송합니다. 고개를 들 수가 없네요. 미국에서 선전하고 우승하는 걸로 만회해 보겠습니다”며 미안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성적이 나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아침에 졸린데, 체감온도 한 3~4도 되는 날씨에 바람은 칼바람, 허리 살짝 뻐근한 게 몸이 경직 되서 그런가 봅니다. 날씨에 기습공격 당했네요”라고 밝혔다. 아쉬움도 얘기했다. “하루 경기하고 컷 탈락했네요. 이런 건 또 처음이네요”라고 했다.
양용은은 올해 두 차례 대회에서 컷 탈락했다.
그런데 희한한 건 모두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했던 대회에서 그랬다.
첫 번째 컷 탈락은 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했던 혼다클래식의 타이틀방어에 나섰다가 기록했고, 두 번째는 고향에서 열린 발렌타인 챔피언십에서다. 잘 해야겠다는 부담감에 발목이 잡힌 결과다. 역시 골프는 멘탈게임이다.
서귀포|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