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스포츠동아 DB
안정환 “틀림없이 회복할 것” 힘찬 격려
이승렬 “동국이형 경쟁자 아닌 동반자”
허정무 감독도 엔트리 아웃설 조기진화
월드컵 본선 직전. 화합과 단결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 전훈 캠프에서 느낀 허정무호의 키워드는 다행스럽게도 ‘끈끈함’이었다. 부상에서 회복 중인 이동국의 최종 엔트리 승선 여부와 1차전 그리스전에 배제됐다는 논란이 일자 허정무 감독은 “대한민국이 한 선수에 몰리고 있다. 우린 전체를 지켜보고 있다”고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자칫 ‘이동국을 버렸다’는 오해를 살 법도 하지만 발언의 진짜 의도는 이동국은 물론 흔들릴 수 있는 선수단의 분위기를 다잡기 위함이었다.
사안은 다르지만 2002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최용수 항명’ 논란이 일었을 때, 히딩크 감독이 벌컥 역정을 내며 자칫 와해될 뻔 한 대표팀에 믿음을 심어준 것은 유명한 일화다.
허 감독의 강경한 발언도 여기서 비롯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동료들의 시선도 따스하다.
선후배, 동료들 모두가 이동국을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로 여기고 있었다. 안정환(다롄)과 이영표(알 힐랄)는 오래 전부터 “이동국이 틀림없이 회복될 수 있다”고 이동국에게 격려 메시지를 전했다.
이동국과 평소 돈독한 친분을 과시해온 김남일(톰 톰스크)의 담담한 말투에는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동국이가 힘들어할 때면 나 역시 가슴이 너무 아프다. 예전 월드컵 엔트리에 탈락했을 때는 마치 내가 탈락한 듯 했다.”
묵묵한 이동국의 노력은 후배들에게도 귀감이 된다. 특히 묵묵히 온갖 역경 속에서 제 할 일에 충실히 하는 모습이 큰 귀감이 된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서 이동국과 경쟁하는 이승렬(서울)조차 이를 인정한다. 이승렬은 이동국과 함께 월드컵 무대에 가는 바람을 털어놓았다. “아침, 저녁으로 재활에 여념 없는 동국이 형과 꼭 23명에 포함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모두의 간절한 바람.
진짜 속내야 어찌됐든, 한결 단단해진 듯한 인상의 허정무호다.
노이슈티프트(오스트리아)|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