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선수라도 처음 대표팀에 발탁되면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다.
한국축구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 있고, 분위기 자체가 다르다. 단기간에 빠르게 적응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대표 선수의 영광을 누리기 위해서는 대부분이 이러한 적응기를 거쳐야만 한다.
유망주 손흥민(18·함부르크)도 예외는 아니었다.
대표팀 첫 경험은 실수의 연속이었다. 오후 훈련에서 진행된 전술 훈련에서 적지 않게 고생했다. 특히 그의 장점인 슈팅 능력을 선보이는 훈련에서 실수가 많이 나왔다.
손흥민은 3명씩 짝을 이루어 나선 슈팅 훈련을 모두 5차례 소화했다.
여러 차례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은 1개만 성공됐다. 나머지는 골키퍼에게 걸리거나 골대를 벗어났다. 마지막 슈팅은 골키퍼와 1대1로 맞선 상황이었지만 골키퍼 김용대에게 걸리고 말았다. 그는 멋쩍은 듯 머리를 긁었다.
조광래 감독은 훈련을 마친 뒤 손흥민에 대한 평가를 유보했다.
조 감독은 “컨디션은 정상이 아니지만 볼 터치는 감각적인 것 같다”며 “22일 오후 훈련에서 40분 정도 정식 경기를 뛰게 하면서 좀 더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독일에서 돌아와 하루정도 쉰 뒤 대표팀에 합류했다. 시차적응도 제대로 안 되는 등 컨디션이 정상일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훈련 도중 선수들을 강하게 질책하는 스타일인 조 감독은 손흥민에겐 관대했다. 그가 실수를 해도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손흥민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조 감독은 유망주를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서귀포|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