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이닝 1실점. 투수로 나쁘지 않은 기록이다. 그러나 볼넷으로 스스로 무릎을 꿇은 씁쓸한 패배였다. 9일 2차전을 앞두고 KIA 선수들은 곳곳에서 “오늘까지 이겨서 기분 좋은 마음으로 광주로 가자”고 말했다. 한국시리즈를 목표로 최대한 빨리 준플레이오프를 마무리짓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러나 KIA는 2차전 불펜싸움에서 SK에 패했다. 불펜에서 가장 구위가 좋은 한기주가 등판해 3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텼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한기주는 2-2 동점인 7회 2사 1·3루 위기서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시즌 말 집중적으로 점검한 슬라이더의 제구가 잡히자 자신감 있게 공을 던졌다. 7회 이호준을 3루 땅볼로 잡아 이닝을 마쳤고 8회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했다. 그러나 9회부터 주심의 스트라이크존 적응에 애를 먹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볼넷 3개로 자초한 9회 위기에 이어 10회를 무사히 넘긴 그는 벤치의 믿음으로 11회까지 마운드에 올랐지만 다시 선두타자 안치용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다. 결국 2사 만루서 이호준에게 끝내기 중전안타를 내주고 땅을 쳤다.
문학|이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