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스타일 야구 하라” 지시 불구
팀 이상기류 없는 시점 억측 소지
“2군 수련 내년까지 둘수도” 언급
승진? 강등? 어쨌든 깜짝 인사였다.
SK 이만수 수석코치가 18일 2군 감독으로 전격 발령됐다. 기존의 2군 감독인 계형철 감독이 수석코치로 임명, 맞교대가 됐다. 물론 김성근 감독의 판단이다.
‘도대체 왜 이 시점에서’가 가장 큰 관심사였는데 답을 가진 사람은 SK 안에서 오직 김 감독뿐이었다. 김 감독은 18일 KIA전에 앞서 “자기 야구를 하라고”라는 특유의 간결한 선문답 화법을 구사했다. 나머지는 “영업상 비밀”이라고 함구했다. SK의 한 인사는 “복합적 이유가 있겠지만 감독님 말씀대로”라고 언급,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가급적 말을 아끼려는 태도였지만 질문이 거듭되자 김 감독은 “이만수가 언젠간 감독을 할 것 아닌가? ‘감독이 뭔가’는 알고 있어야 된다”라고 언급했다. ‘감독 수업’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내 다음은 이만수 아닌가?”라는 여러 해석이 가능한 말을 꺼내기도 했다.
실제 SK는 2006년 겨울 김성근 감독-이만수 수석코치 체제를 출범했었다. 성적과 더불어서 ‘이만수 코치를 감독감으로 잘 지도해 달라’라는 두 가지 포석을 깐 김 감독 발탁이었다. 김 감독 곁에서 이 코치는 굴신의 처세방법으로 3시즌을 함께 했다. 그리고 4년째를 맞는 6월, 김 감독은 돌연 이 코치를 품에서 떠나보낸 것이다.
그래도 1위 팀이, 그것도 시즌이 한창 때에, 딱히 팀에 이상기류가 없는 시점에서 팀내 2인자를 바꿨으니 여러 억측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다분했다. 실제 SK 프런트부터 꽤 놀랐다는 후문이다. 현장도 전혀 짐작을 못해서 계 코치는 “LG 2군과의 원정경기가 있어서 구리에 가 있었는데 오전 11시쯤 연락을 받고 돌아왔다”고 들려줬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시기는) 내 판단이었다”고만 말했다.
그렇다면 이 코치의 2군 수련 기간은 얼마나 될까. 이에 대해서도 유일하게 답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김 감독은 “내일 부를 수도, (임기 만료인) 내년까지 둘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만수 신임 2군 감독은 ‘데뷔전’에서 4-4 무승부를 기록했다.
문학|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